대신증권이 신기술금융업을 활용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제로투세븐, 엘오티베큠 등 다양한 기술 기반 중소기업의 전환사채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대신증권, 신기술금융업 활용한 중소벤처기업 투자 늘려

▲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신기술금융업은 신기술사업자에 투자나 융자, 경영 및 기술지도 등을 제공하는 업종으로 흔히 ‘벤처캐피탈’로 불린다. 정책자금을 지원받거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도 신기술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대신증권은 7월 K&T파트너스와 손잡고 결성한 대신-K&T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이커머스회사 제로투세븐의 지분 약 21%를 491억 원가량에 사들였다.

올해 5월 대신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를 통해 213억 원 규모로 반도체 장비회사 엘오티베큠의 전환사채를 매입했고 지난해 6월 대신신기술투자조합1호를 통해 전자제품 소재회사 이녹스첨단소재의 전환사채를 525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대신증권이 이처럼 제로투세븐과 엘오티베큠, 이녹스첨단소재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신기술금융업을 활용한 덕분으로 파악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기업공개나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는 ECM(에쿼티 캐피탈마켓)부서에서 신기술금융 라이선스를 적극 활용해 전환사채를 매입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016년 신기술금융업 인가를 받은 뒤 이 사업분야에서 좀처럼 진척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최근 활발한 투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엘오티베큠, 이녹스첨단소재, 제로투세븐 등에 투자하기 위해 대신증권이 조성한 신기술투자조합은 약 1천 억 원 정도에 이른다. KB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를 제외한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다만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 투자사업이 장기적 호흡을 필요로 하는 분야인 만큼 이 사업에서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향후 이녹스첨단소재와 엘오티베큠의 주식을 한 주당 각각 6만6255원, 1만1113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두 회사의 주식가격이 각각 6만6255원과 1만1113원을 웃돌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24일 기준 이녹스첨단소재 주가는 5만3200원에, 엘오티베큠의 주가는 7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벤처투자업에서 펀드를 결성한 뒤 청산하기까지 주기를 7년에서 10년 수준으로 잡는다”며 “증권사의 신기술금융업 역시 단기간에 펀드를 청산하기보다는 최소 3~5년 정도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