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행료 수납원 노조원들이 4일 경기도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서울 톨게이트 진입로 일부를 점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통행료 수납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5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통행료 수납원 1400여 명은 1일 한국도로공사와 근로계약이 종료된 뒤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서울 요금소 지붕(캐노피)을 점거해 농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로공사 비정규직 통행료 수납원들은 “도로공사는 통행료 수납원을 자회사 소속이 아닌 직접 도로공사 소속으로 정규직 전환을 해라”라며 “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현장에 와 대화를 한다면 점거를 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기존 계획을 바꾸지 않겠다는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자회사를 설립해 통행료 수납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방침에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1일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출범해 반대자들을 제외하고 통행료 수납원들을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통해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자회사를 설립해 통행료 수납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2018년 9월5일 노사가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도로공사는 갈등관리협의회를 만들어 동의하지 않은 통행료 수납원들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
이 사장도 반대자들과 이미 2018년 3회, 2019년 1회 정도 대화의 자리를 만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행료 수납 노동자 대표 6명 가운데 민주노총 대표를 제외하고 5명에게 동의를 받았다.
이강래 사장은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출범하면서 “자회사 설립을 통한 통행료 수납원 정규직화 과정에서 노사 및 노노갈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앞으로 자회사를 통해 수납업무를 더욱 체계적, 전문적으로 운영하면서 전환 비동의자들도 자회사에 추가로 합류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회사 고용을 거부한 통행료 수납원들은 1일부로 도로공사와 근로계약이 종료됐다. 다만 도로공사는 대법원 관련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들을 한시적 기간제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며 “새롭게 설립될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도로공사에서 근무하는 것과 같은 지위를 인정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고용되면 임금은 기존 용역업체 임금보다 평균 30% 인상되고 정년은 60세에서 61세로 연장된다. 임금피크제도 적용되지 않고 개인당 인센티브가 100만 원씩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 50억 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자회사 방식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정책’은 결국 또 다른 비정규직, 또 다른 용역업체의 양산일 뿐”이라며 “통행료 수납원들은 2009년까지 정규직에서 용역업체 하청직원으로 전락한 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상급자의 멸시와 폭언·폭행 등을 겪어왔다”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은 법원 판결도 통행료 수납원을 도로공사에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통행료 수납원들은 2013년 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용역업체가 아닌 도로공사 소속 근로자로 인정받았다.
이 소송은 도로공사가 상고를 해 대법원 판결이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