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확대한다.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능동적 의결권 행사에 앞장선 만큼 앞으로 적극적 주주활동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주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기업들의 경영상황 전반을 들여다 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주주활동은 2월 말 신설된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주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는 주주 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의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위원회는 투자기업을 검토해볼 만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컴플라이언스실 직원 3명과 주식운용본부 리서치팀 1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사아에 따라 다른 팀 인력을 추가하는 등 비교적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주주 활동으로 찬성 또는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주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요청 등 적극적 주주활동을 해 나갈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CJ제일제당과 현대중공업에게 연달아 주주서한을 보낸 것도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위원회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월 말 CJ제일제당에게 미국 냉동식품기업 쉬완스 인수로 차입금이 증가한 데 따른 재무구조 관리방안을 문의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5월 초에는 현대중공업에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주당 순자산가치(BPS)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별도의 주주 친화정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주주서한을 통해 투자자와 기업의 소통을 강화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CJ제일제당과 현대중공업 사례가 적극적 주주활동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 1년 전부터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능동적 의결권 행사에 앞장서 왔다.
올해 들어 주주활동의 보폭을 대폭 넓히려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재무구조 개선, 주주 친화정책 등을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전반적 경영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들을 문의하는 방식으로 적극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도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사장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스튜어드십코드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자산운용회사의 의무”라며 “내부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위원회를 만드는 등 적극적 주주활동을 펼치기 위해 의지를 다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