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열린 ‘행복토크’에서 구성원들과 행복키우기를 위한 작은 실천 방안들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이노베이션 등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8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행복토크’ 행사를 열고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등 서린사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 300여 명과 만났다.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점심시간을 포함해 약 1시간반 동안 진행됐다.
최 회장은 “직장생활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조직과 제도, 사람을 바꾸고 새롭게 한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 번에 생기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려면 소통이 필요하고 조그마한 해결방안부터 꾸준히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질문이나 의견을 올리면 최 회장이 대답하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 회장님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점수는 몇 점인가요?”
“음... 꽝입니다. 60점 정도 될까요. 여러분보다는 출퇴근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조절할 수 있겠지만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솔직히 제게 워라밸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까지 그렇게 일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면 꼰대죠.”
- 애를 셋 둔 아빠입니다. 남성 육아휴직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은 뭔가요?
“여러분, 애 셋 아빠에게 일단 박수! 육아와 일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좋은 상품을 함께 고민해 만들어봅시다.”
- 팀원이 팀장을, 팀장이 임원을 선택해 일하는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요?
"장단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류의 과감한 발상을 하는 ‘퍼스트 펭귄’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최 회장은 업무 현장에서 생기는 불편과 애로, 각자가 느끼는 불합리를 대화와 소통, 제3의 대안을 찾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구성원 스스로도 함께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복토크 행사가 점심시간에 열린 덕분에 임직원들의 참여도가 높았다고 SK그룹은 전했다.
SK그룹은 “임원들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이나 바닥에 앉아 제공된 김밥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토론에 참여했을 정도”라며 “최 회장이 ‘여러분 업무에 방해되지 않도록 일부러 점심시간으로 잡은 것이니 양해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행사장 바닥에 앉아 있던 구성원들 옆에 같이 앉아 기념촬영을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과 올해 100회 소통하는 것이 제가 행복만들기를 실천하는 방법”이라며 “여러분들도 각자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달성함으로써 다같이 ‘행복트리(tree)’를 만들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2일 신년회에서 올해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나겠다고 밝혔다. 4일에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 구성원들과 만나 ‘100번 토론’ 행보를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