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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길 걷는 스마트폰, 삼성전자 사업구조 대전환 다급해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1-09 14: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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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시장이 과거 PC와 같이 완전한 성숙기에 접어들며 침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삼성전자 실적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사업을 모두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를 추진하는 일이 다급해졌다.
 
PC의 길 걷는 스마트폰, 삼성전자 사업구조 대전환 다급해져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

워싱턴포스트는 9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경쟁 심화와 거시적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어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예고했다"며 "애플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를 9% 가까이 낮춰 내놓으면서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급감과 경기 둔화, 스마트폰 사용자의 교체주기 확대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8일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역시 영업이익이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28.7% 급감하며 부진한 수치를 보였다.

애플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따라 주로 아이폰 판매 실적에만 악영향을 받은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도 스마트폰에 의존이 높아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세계 IT기업이 일제히 서버 투자를 축소해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서 스마트폰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사업 역시 TV에 사용되는 대형 LCD 가격이 급락하면서 사실상 스마트폰용 중소형 올레드가 전체 영업이익을 책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스마트폰사업에서 고전하는 한편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업체도 판매 부진으로 생산량을 대폭 줄이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 전망에 드리운 낀 먹구름이 더 짙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이미 중장기적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어 삼성전자가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리기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증권사 분석을 인용해 "스마트폰 수요가 이미 절벽 아래로 떨어져버린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은 과거 PC시장이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 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PC 성능의 상향평준화와 인텔 등 주요 업체의 기술 발전속도 지연, 중국 제조사의 중저가 PC 출시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이 이미 스마트폰시장에서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PC용 메모리반도체와 모니터용 LCD패널 등의 수요 감소에 대응해 스마트폰과 서버 분야로 부품 라인업을 적극 다변화하면서 사업구조를 바꿔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사업 분야가 확실치 않아 변화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아이폰 판매 감소를 극복할 해법으로 콘텐츠사업을 꺼내든 뒤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며 사업구조 전환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5G 반도체와 통신장비, 자동차부품 등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PC의 길 걷는 스마트폰, 삼성전자 사업구조 대전환 다급해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G와 인공지능 등 삼성전자의 차세대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아직 스마트폰과 반도체사업 규모에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삼성SDI 등 삼성 전자 계열사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 생산라인과 반도체사업장 등을 직접 방문하며 사업을 폭넓게 점검하고 있다.

스마트폰 위주로 굳어진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의 현재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꿔내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올해 당장 삼성전자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려면 대규모 인수합병과 같은 공격적 투자로 신사업의 실적 비중을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려면 과감한 도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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