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업계가 가상화폐 시세 급락으로 큰 위기로 몰리고 있다.

낮은 시세 때문에 가상화폐 채굴회사들이 채굴을 포기하고 관련 스타트업도 잇따라 문을 닫는 등 가상화폐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호재는 당분간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400만 원도 불안, 가상화폐 채굴도 찬바람 쌩쌩

▲ 가상화폐(비트코인) 이미지.


10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2시45분 기준으로 401만2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3.48% 올라 간신히 400만 원 선을 회복했다.  

가상화폐 시세는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을 내년 2월로 연기한 뒤부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8일 새벽 2시경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3400달러(382만7천 원)를 밑돌기도 했다. 

가상화폐 시세가 크게 떨어지자 가상화폐 채굴회사들이 먼저 타격을 입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회사들은 가상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채굴을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데 최근 시세가 폭락하자 잇따라 채굴을 포기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원가는 변화 폭이 크지만 최근 5천~6천 달러(563만2천 원~675만8천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400달러 수준인 현재의 비트코인 시세로는 채굴을 해봐야 적자만 늘어나는 셈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세계 가상화폐 채굴 회사의 90%가 몰려있는 중국에서는 가상화폐 채굴회사들이 채굴기를 대량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시세가 떨어져 채굴 원가를 감당할 수 없는 중국 채굴업자들이 채굴기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구형 채굴기는 무게를 달아 고철처럼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세나 인건비가 중국보다 저렴한 인도나 캄보디아로 채굴 회사들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서늘한 기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컴퓨터의 그래픽카드 등을 대량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열이 발생한다. 이 열기를 식히지 못하면 채굴기가 작동하지 않아 중국에서도 네이멍구 자치구나 신장위구르 자치구 등 북쪽의 서늘한 지역에 가상화폐 채굴 회사들이 모여있다.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하며 가상화폐로 자금을 조달하던 스타트업 등도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더리움클래식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미국의 ETCDEV도 7일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고르 아르타모노프 ETCDEV 창업주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1년 전이라면 현재 경영상황은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가상화폐 폭락세가 이어진 것이 우리에게 결국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밖에 뉴욕에 있는 가장 큰 블록체인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인 콘센시스도 13일까지 13%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들은 설립 초기부터 가상화폐에 자금의 일부를 투자했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세가 올해 초보다 90% 가까이 폭락한 현재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상화폐업계는 뚜렷한 호재가 없는 만큼 당분간 가상화폐 시세의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승인 연기로 내년 1분기까지 뚜렷한 호재를 찾기 힘들 것”이라며 “가상화폐 시세가 지금의 하락세를 이어가면 더 많은 관련 회사들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