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량진수산시장 영업을 둘러싼 수협노랑진수산과 상인들의 다툼이 마무리되고 있다.
안재문 수협노랑진수산 대표이사는 조속히 옛 노량진수산시장을 폐쇄하고 신노량진수산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옛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은 점포를 사용할 권한을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현재 사실상 영업을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이정민 부장판사)는 23일 옛 시장 상인 4명이 수협노량진수산을 상대로 낸 단전·단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수협노량진수산이 상인들을 상대로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 판결 받아 4차례에 걸쳐 인도 집행을 시도했다”며 “단전·단수 조치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안재문 대표는 5일 옛 노량진수산시장에 공급하던 전기와 물을 끊으며 잔류하고 있는 상인들에 퇴거 압박을 강화했는데 이번 판결로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
수협노랑진수산은 2007년부터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옛 시장에 잔류하겠다는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단전·단수 조치가 법원에서 인정받으면서 옛 시장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 현재 옛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는 상인은 모두 127명이다.
수협노량진수산 관계자는 “시민 안전과 어민 권익 보호를 위해 시행한 단전, 단수가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옛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싼 오래된 갈등을 큰 잡음 없이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대표는 2017년 2월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에 취임해 옛 노량진수산시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왔다. 지속적으로 언론과 인터뷰하며 옛 노량진수산시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을 모았고 8월 대법원으로부터 명의 양도 승소 판결까지 이끌어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옛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길어질수록 옛 시장 상인들에게 명분이 없다는 여론이 조성됐다”며 “이를 두고 안 대표가 여론전에서 승리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제 신노량진수산시장 활성화에 전력을 쏟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대표는 21일 “빠른 시일 내에 옛 시장 철거를 진행할 것”이라며 “불법 점유지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부조리한 행위를 일소하고 법 테두리 내에서 단호하게 현대화시장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새 노량진수산시장을 문화관광형 도매시장으로 전환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산시장의 오랜 유통 경험과 현대화된 시설을 바탕으로 도매시장의 한계를 넘어 유통과 문화가 공존하는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옛 시장 부지를 복합상업문화시설로 개발하고 노량진 일대 저이용 부지를 수산시장의 랜드마트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호객행위 등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행위는 ‘3진 아웃제’를 도입해 근절하는 등 수산시장의 문화 개선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노랑진수산 관계자는 “신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도 수산시장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새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