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11-23 11: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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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 발주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이 분야를 선점할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정부가 2025년까지 LNG추진선 140척의 수요를 창출하기로 한 것은 친환경선박(Eco-ship) 개념을 만들어 낸 덴마크 해운업계의 'GSF'(미래그린십)에 버금가는 매우 중대하고 영향력 있는 정책"이라고 바라봤다.
▲ LNG(액화천연가스)추진 벌크선.
미래 선박기술인 LNG추진선 분야에서 한국이 유럽의 해운강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해 앞서갈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LNG추진선은 석유 대신 LNG를 연료로 쓰는 배를 말한다.
박 연구원은 "LNG추진선 투자를 통해 한국 해운업계 경쟁력을 일시에 높이면서 조선기자재업체들에게도 LNG추진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의 일감이 늘어날 뿐 아니라 한국이 건조한 LNG추진선의 운항이 늘어날수록 해외 선주들의 추가 발주도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이 LNG추진선과 관련해 기술적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은 더 효과적이라고 박 연구원은 파악했다.
박 연구원은 "LNG추진선은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 일본 등 해외 조선업체보다 확실히 기술이 뛰어나다"며 "반면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시장에서는 유럽선사들이 실적 경험을 요구하다보니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이미 기술적 우위를 점한 LNG추진선 분야에서의 적극적 지원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LNG추진선 인도가 늘어날수록 세계 해운업의 변화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10여 년 전 덴마크가 선박연비경쟁의 포문을 열면서 선박의 교체와 추진기술 변화, 중고선 가치 하락 등 해운업계에 새로운 질서가 정립됐 듯이 한국에서 LNG추진선 인도와 운항이 늘어날 수록 전세계 해운업계는 다시 커다란 격변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미 전세계 주요 항구에서는 LNG추진선에 연료를 충전하기 위한 LNG벙커링 설비 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LNG 연료 판매도 급증 중"이라며 "한국도 2025년까지 2조8천억 원의 LNG벙커링 설비 투자가 이뤄지는 등 LNG추진시장에서 경쟁을 주도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