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만으로 부족해, 양현석 '대체불가' 블랙핑크 위상에 고민도 깊어

▲ YG엔터테인먼트가 대체불가의 블랙빙크의 위상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스타 블랙핑크를 바라보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에는 블랙핑크 말고 뚜렷한 성과를 내는 아티스트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 몇몇 게임사들의 ‘원게임 리스크’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2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YG엔터테인먼트의 성장 모멘텀으로 삼을 만한 것은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데뷔가 유일하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아이돌그룹은 블랙핑크와 트레저, 위너 등이다. 빅뱅과 아이콘은 최근 멤버들이 회사를 떠났고 위너는 군입대로 활동을 중단했으니 사실상 블랙핑크를 제외하면 트레저만 남는 것이다.

트레저는 2020년 8월 12인조로 데뷔한 보이그룹이지만 중간에 두 명이 팀을 떠나 10명으로 재편됐다. 트레저는 지금까지 싱글앨범 3장, 정규앨범 1장, 미니앨범 2장을 발매했지만 누적판매량이 한 번도 100만 장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이브의 세븐틴과 JYP엔터테인먼트의 스트레이키즈, SM엔터테인먼트의 NCT드림이 올해 각각 초동판매량(발매 첫 1주일 판매량)으로만 455만 장, 461만 장, 365만 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게 여겨진다.

그러다보니 YG엔터테인먼트에서 블랙핑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24일 기준 블랙핑크 유튜브 공식 채널의 구독자수는 9010만 명이다. 구독자수 7580만 명인 방탄소년단(BTS) 채널보다 앞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아티스트 가운데 1위다.
 
베이비몬스터만으로 부족해, 양현석 '대체불가' 블랙핑크 위상에 고민도 깊어

▲ 블랙핑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YG엔터테인먼트가 조직개편과 신인 데뷔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지난 2월 베이비몬스터 멤버를 소개하고 있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YG엔터테인먼트 >


YG엔터테인먼트의 매출도 대부분 블랙핑크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의 2023년 영업이익에서 블랙핑크의 기여도는 85% 이상으로 예상된다. YG엔터테인먼트가 올해 개최하는 공연 티켓판매의 75%, 음반 판매량의 63%도 블랙핑크가 담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575억 원, 영업이익 365억 원을 거두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개최한 블랙핑크 콘서트 매출이 반영되며 실적이 크게 뛴 것이다.

블랙핑크의 월드투어는 8월까지 이어진다. 블랙핑크 계약이 8월에 끝나는 만큼 YG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재계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한때 8%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에 대한 의존도는 다른 연예기획사들과 비교하면 과도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하이브도 과거 BTS에만 의존하던 매출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멀티레이블 체제를 도입했고 그 결과 2022년 기준 BTS의 매출 기여도는 5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작년에 데뷔한 걸그룹 뉴진스는 국내 음원사이트 석권에 빌보드 핫100 차트 진입까지 성공하며 하이브의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도 하나의 아티스트가 아닌 여러 대표 아이돌그룹이 돌아가며 활동하면서 1년 동안 꾸준하게 실적을 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가 나홀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엔터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하반기 영업이익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트레저 공연 규모가 확대되고 베이비몬스터가 시장에 안착해야 경쟁사와 비슷한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년 반의 공백을 끝내고 지난해 말 YG엔터테인먼트에 복귀한 양현석 총괄프로듀서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베이비몬스터만으로 부족해, 양현석 '대체불가' 블랙핑크 위상에 고민도 깊어

▲ 블랙핑크 멤버들. < SCK컴퍼니 >


올해 3월 나온 YG엔터테인먼트 사업보고서를 보면 기존의 매니지먼트, A&R 부서를 개편해 아티스트 단위의 멀티조직을 새롭게 구축했다. 업무별로 부서가 나눠지던 체제에서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각 업무 담당자가 배정됨으로써 빠른 의사결정과 각 팀에 특화된 사업 진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의 활동 공백기가 줄어들고 새로운 신인 제작도 활발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 총괄프로듀서는 조직개편과 더불어 신인 육성에도 나서며 ‘제2의 블랙핑크’ 만드는 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멤버 선발을 직접 책임졌고 7명으로 확정된 베이비몬스터는 오는 9월 데뷔한다. 2016년 8월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이다.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전부터 유튜브 공식 채널 구독자수가 300만 명을 넘기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블랙핑크의 글로벌 위상을 생각하면 베이비몬스터가 YG엔터테인먼트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아티스트 다양화 정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가 아니더라도 향후 IP의 다양성 부족으로 (YG에 대한) 투자심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3월 조직개편을 통해 레이블 조직으로 변화한 점과 유닛화 전략을 통한 마케팅 및 수익성 극대화 전략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