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조지아 공장과 부품사 사이 '채용 불균형' 부각, 생산 능력 확대에 '반이민 기조' 변수

▲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가 6월2일 엘라벨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공장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차 생산 시작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한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HMGMA)에서 고용 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부품 협력사의 채용은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차의 합작 공장 단속으로 불거진 미국 정부의 반이민 기조가 협력사의 인력난으로 이어지며 현대차의 생산능력 확대 목표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조지아주 지역 매체 더커런트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메타플랜트는 목표했던 고용 규모를 순조롭게 달성해 나가고 있다. 

더커런트는 현대차 메타플랜트의 8월 기준 고용 규모가 2112명이라고 보도했다. 현장 계열사 7곳까지 합치면 약 4365명으로 주 정부와 계약한 8500명의 절반을 웃돈다. 

계약에 따라 현대차는 2031년까지 해당 고용 규모를 달성해야 한다. 현대차는 추가 채용을 통해 메타플랜트에 2교대 근무를 도입하고 이후 3교대로 전환할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꾸준한 고용 증대는 현대차 메타플랜트의 생산 증대 목표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월20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타플랜트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50만 대에서 2028년 70만~80만 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메타플랜트는 미국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다.

지난해 9월 메타플랜트 인근에 있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미국 이민단속국으로부터 단속을 당했는데 이 여파가 고용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모양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해 9월4일 불법 고용 혐의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모두 475명을 체포했다. 이에 한국인 전문인력 300명 이상이 구금됐다가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후 해당 공장은 지난 4월경에 준공했다. 현지 매체 WTOC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기소한 노동자 없이 구금 사건을 종결시켰다.

메타플랜트 공장을 유치한 서배너 경제개발청의 트립 톨리슨 최고경영자(CEO)는 더커런트를 통해 “현대차 공장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미국 조지아 공장과 부품사 사이 '채용 불균형' 부각, 생산 능력 확대에 '반이민 기조' 변수

▲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인근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이민세관단속국 단속 여파로 문을 닫은 후 버려져 있는 8월28일자 모습. <연합뉴스> 

반면 메타플랜트 주변에 함께 자리잡은 부품 협력사의 고용은 애초 약속한 5200명을 크게 밑도는 1665명에 머물고 있다.

더커런트에 따르면 일례로 시트 프레임을 제작하는 디에스시(대창시트) 현지 법인은 지난 6월 기준 목표치인 549명의 10% 미만인 41명을 고용했다. 

차량 문과 트렁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 제조사 피에이치에이(PHA)도 약속했던 403명 중 34명 고용에 그쳤다고 더커런트는 전했다. 두 기업은 각각 2029년까지 자신들이 할당받은 목표 고용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

이렇듯 협력사들의 채용이 목표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주된 이유로 반이민 단속이 꼽힌다. 

미국 공영방송 PBS 계열 조지아주 현지 매체 와베(WABE)에 따르면 지역 내 노동자 가운데 일부는 이민 당국의 단속 이후 구직을 비롯한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한국인뿐 아니라 중남미계를 포함한 다른 이민 사회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지역 비영리 단체인 이주민 평등 연합(MESE)의 제니 미론 활동가는 WABE를 통해 “과도한 경찰 배치와 이민세관단속국 활동으로 노동자들이 구금되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며 “중남미계 노동자는 법적으로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생산 시설과 계열사를 중심으로 고용을 빠르게 확대한 현대차와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부품 협력사들은 현지 인력 부족과 반이민 기조가 맞물린 노동시장 환경에서 고용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협업사의 구인 속도가 늦어지면 자연히 현대차의 차량 생산능력 확대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조지아주는 주 차원에서 현대차 공장 및 협업사에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제공하며 인력 고용을 보조하고 있다. 

더커런트에 따르면 메타플랜트와 현대차 계열사는 21억 달러(약 2조8천억 원) 규모의 주정부와 지방정부 재정 혜택을 받는다. 부품 공급사 또한 별도로 2200만 달러(296억 원)의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확보했다. 

현대차가 협업사로부터 부품을 원활히 받아 계획대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려면 주정부의 재정 지원 효과가 협업사까지 퍼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더커런트는 “현대차는 약속한 일자리 달성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소규모 공급업체는 보조금과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