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가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공동판매 종료에 따른 실적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대표는 위염 치료제 '지텍' 출시와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의 제품군 확대 등 자체 신약의 매출 기반을 넓히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체 신약의 매출 기반을 넓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 매출 비중 큰 약 공동판매 종료로 생긴 실적 공백, 김영주 '자체 신약' 기반 확대 힘 싣는다

▲ 종근당이 2개 주요 품목의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하면서 하반기 매출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연합뉴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7월 말 한국오가논의 아토젯 공동판매를 종료한 데 이어 8월 말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공동판매도 마쳤다.

펙수클루의 핵심 용량인 20mg은 9월부터 대웅제약 단독판매로 전환됐다. 10mg과 40mg은 종근당이 보유한 재고가 소진되는 11월 말까지 판매된다.

한 달 사이 종료된 두 계약은 종근당 실적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종근당이 2025년 아토젯과 펙수클루에서 거둔 매출은 각각 1098억 원, 768억 원이다. 합산 매출 1866억 원은 지난해 전체 매출 1조6924억 원의 11%에 해당한다. 계약 종료 시점이 하반기인 만큼 올해 매출에서 1866억 원이 모두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두 품목의 판매 중단 영향이 연간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매출 공백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은 종근당이 외부 도입품목의 공동판매 계약을 활용해 외형을 키워온 사업 구조와 맞물려 있다.

종근당은 2025년 제품매출 8199억 원, 상품매출 8100억 원을 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4%, 47.9%다. 자체 생산한 '제품'과 외부에서 들여와 판매하는 '상품'의 매출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다.

상품은 별도의 연구개발이나 생산시설 투자 없이 영업력을 활용해 매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완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라 매입원가를 제외한 유통마진만 확보할 수 있어 자체 개발·생산한 제품보다 수익성이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높은 상품매출 비중은 종근당의 외형과 수익성 사이에 격차를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종근당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4.8%를 기록했다. 상장 제약사 65곳의 평균 영업이익률 6.8%보다 2.0%포인트 낮다.

자체 개발한 전문의약품이 실적을 이끄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6.7%, 12.5%다.

회사별 연구개발비와 기술료 수익, 자회사 실적 등이 달라 상품매출 비중만으로 영업이익률 격차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체 신약은 개발에 성공해 처방 기반을 확보하면 제조와 판매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직접 가져갈 수 있고 복합제와 적응증 확장을 통해 수익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구조일 수밖에 없다.

상품 중심 구조의 또 다른 약점은 수익성뿐 아니라 판매 지속 여부를 계약 상대방이 좌우한다는 점이다.

종근당은 앞서 소화기계 치료제 영업망에서 같은 과제를 겪었다. 2023년 말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가 종료되자 2024년 대웅제약과 펙수클루 공동판매 계약을 맺어 매출 공백을 방어했다.

하지만 펙수클루 계약도 2년여 만에 끝나면서 다른 도입품목으로 빈자리를 채우는 방식만으로는 안정적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 김 대표가 신규 도입품목 확보와 함께 자체 신약 확대에 힘을 싣는 배경이다.
 
종근당 매출 비중 큰 약 공동판매 종료로 생긴 실적 공백, 김영주 '자체 신약' 기반 확대 힘 싣는다

▲ 종근당이 자체 개발 신약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종근당 모습. <종근당>


기존 자체 신약 가운데서는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의 브랜드 확장이 먼저 진행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6월 복합제 듀비엠파와 듀비엠폴을 출시해 듀비에 계열 제품을 모두 6종으로 늘렸다.

자체 개발한 신약 성분을 여러 복합제로 확장하면 새로운 신약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처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듀비에 브랜드의 제품 수명을 연장하고 단일 품목에 집중된 매출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신약의 확장과 함께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자체 신약의 상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종근당은 2022년 자체 개발한 세 번째 신약인 위염 치료제 지텍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다만 약가 문제로 허가 이후 4년 동안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지텍은 올해 6월 조건부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뒤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11월 출시할 수 있다. 지텍이 시장에 안착하면 외부 도입품목보다 판매전략을 주도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자체 제품 매출을 추가할 수 있다.

문제는 자체 신약의 성장 속도와 공동판매 종료로 발생하는 공백의 규모에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듀비에 계열의 연간 처방액은 아직 200억 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지텍은 출시 전이라 매출이 없다. 두 품목만으로 아토젯과 펙수클루의 합산 매출 1866억 원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토젯과 펙수클루 공동판매는 판매·영업전략을 조율한 끝에 두 회사의 합의로 종료한 것”이라며 “앞으로 기존 품목의 매출을 강화하고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라인업을 보완하는 동시에 제네릭과 개량신약, 복합제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