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16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CXMT 본사 정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CXMT와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메모리 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가격 결정력을 확대한 가운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24일 로이터는 복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CXMT는 최근 64기가바이트(㎇) 용량의 DDR5 서버용 메모리 모듈을 삼성전자가 받는 개당 약 1240달러(약 181만 원)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판매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은 두 개씩 데이터를 입출력할 수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DDR5는 2020년 국제 반도체 표준화협의기구(JEDEC)가 최신 D램 표준으로 정한 규격이다.
중국의 대표 기업인 화웨이도 CXMT의 가격 인상을 피하지 못했다.
로이터는 수개월 동안 CXMT가 화웨이를 상대로 메모리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가격 인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번 가격 인상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변화하는 역학 관계를 보여준다”며 “CXMT는 이제 화웨이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CXMT는 현재 스마트폰과 서버 등에 쓰이는 D램 분야에서 세계 4위 업체로 성장했다.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 6월25일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에서 CXMT는 8%로 4위를 기록했다. CXMT는 삼성전자(38%)와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의 뒤를 이었다.
CXMT는 과거 중국 정부 지원에 의존하며 적자를 이어왔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같은 사양 제품의 가격을 선두 업체보다 높게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술 대기업(빅테크)조차 메모리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CXMT는 이달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7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5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6월에는 텐센트와도 30억 달러(약 4조4천억 원) 이상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애플 또한 최근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응해 CXMT의 제품을 사용하는 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중국의 또다른 반도체 업체인 YMTC는 지난 6월 한국에 소비자용 메모리 저장장치 브랜드를 출시했고 CXMT 또한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며 “중국 메모리 기업이 상위 업체의 본산까지 찾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