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운데)가 2월23일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한미 동맹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경제단체 '미국-아시아 공정시장연합(UAFMA, 이하 공정시장연합)'의 기고문을 실었다.
올해 4월 출범한 공정시장연합은 해외에 진출한 미국 기업이 차별 없는 규제 환경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지 감시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여러 보수 성향의 정책단체(policy groups)가 연합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폴리티코 기고문은 일반 기사나 연구 보고서가 아니라 유료 광고(스폰서드 콘텐트) 형태로 게재됐다.
공정시장연합은 이재명 정부 들어 한국 정부 당국자가 미국 기밀 정보를 공개하고 중국과의 양자 방위 협력 채널을 모색하면서 한미동맹이 약화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월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되는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 3곳을 지목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영변과 강선 이외에 구성시를 추가로 언급했다.
미국 측은 정 장관의 발언 근거가 미국 측이 제공한 정보라고 판단해 한국의 외교 안보 부처와 정보기관에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일부는 “장관은 국제 연구 기관 보고서 등 이미 널리 공개된 정보에 기초해 구성을 언급했다”며 “구성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타 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바 없다”며 정 장관 발언의 근거는 미국 측 정보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월15일 서울 국방부에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하고 양국이 국방 협력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놓고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는 미국 민간 경제단체 주장이 나온 것이다.
공정시장연합은 이재명 정부가 한국 기업에 미국 기업을 차별해 규제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공정시장연합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지난 1일에 ‘경쟁의 문을 닫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업을 불리하게 대우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에는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고 한국 및 중국 연계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은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해 차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11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건에 4235억7500만 원의 과징금과 과태료 1680만 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개인정보위 처분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2025년 8월 SK텔레콤에는 개인정보 유출 이유로 1347억 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또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월 전체 이용자 약 4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중국 알리페이에 제공한 카카오페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9억6천만 원을 부과했다.
미국 정치권의 이런 주장에도 한국 정부는 세부적 법 규정에 따른 정책 시행일 뿐 차별적 대우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적에 따른 규제가 아니라 대형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이러한 입장이 현대자동차가 겪었던 구금 사태 당시와는 다르다고 공정시장연합은 주장했다.
앞서 미국 이민 당국은 지난해 9월4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급습했다.
당시 배터리 장비 전문가를 포함한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적법한 비자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구금된 뒤 한국으로 송환됐다.
공정시장연합은 “현대차가 미국의 법 집행에 불만을 제기했을 때 한국 외교당국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우호적 해결을 요구했고 미국도 이를 수용했다”며 “반면 미국 기업인 쿠팡 문제가 제기되자 한국 정부는 정반대의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 보수성향 단체의 주장이 과장됐더나 왜곡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미국 정부는 경쟁이나 디지털 문제 등과 관련한 해외 규제를 광범위하게 무역 문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데이터 보호나 자국 사업 보호에 나서면서 다른 나라 규제만 문제 삼는 건 '선택적 접근(selective approach)'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