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법안이 6·3 지방선거를 지나서야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이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높은 대위변제율과 낮은 회수율에 따른 재원 부담 문제를 놓고 추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이재명 공약 '서민금융안정기금' 법안 국회 문턱 넘을까, 대위변제율·회수율 쟁점 부상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국회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무위원회는 서민금융안정기금법안(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처리를 다음으로 미뤘다.

앞서 정무위는 12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어 서민금융안정기금법안 심사를 벌였으나 실제 의결에 이르지 못했다. 12일 소위가 전반기 국회 마지막 법안심사 일정이었다는 점에서, 법안의 실제 처리는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가 후반기 국회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금융안정기금 법안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 가운데 하나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금융권의 일부 관행을 두고 ‘잔인한 금융’이라 표현하는 등 금융기관의 공적 역할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법안 추진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서민금융 지원’은 주로 서민금융진흥원은 통해 이뤄지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에서 보증 역할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은 대표 상품인 햇살론에 있어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이거나 연소득 4500만 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에 해당하는 사람 등을 대상으로 보증을 서준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제공하면 은행·저축은행 등 금융회사가 실제 대출을 실행한다.

또한 서민금융진흥원은 돈을 빌린 서민이 장기연체 등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금융회사에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도 진행한다. 이후 서금원은 채무자에 대해 구상채권을 갖는다.

서민금융진흥원은 2016년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과 함께 출범한 서민금융 총괄기구다. 제도권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서민을 대상으로 보증·대출지원·자산형성 지원 등을 수행한다.

하지만 서민금융진흥원은 별도의 법정기금 없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금융 지원 재원을 상시적·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별도 기금을 설치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

현재 국회에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등이 올라와 있다.

강준현 의원안과 김동아 의원안은 공통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에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기존 서민금융보완계정의 서민금융보증계정 전환 및 기금 편입 △자활지원계정의 기금 편입 △서민금융안정기금채권 발행 근거 마련 △보증한도 15배에서 20배로 확대 △구상채권 소멸시효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 등을 뼈대로 하고 있다.

다만 김동아 의원안은 보다 적극적인 지원 성격을 띠고 있다. 강준현 의원안이 서민금융보증계정과 자활지원계정 두 개 계정을 두는 구조인 반면 김동아 의원안은 여기에 자산형성지원계정을 추가했다. 

이인영 의원안은 별도의 기금 설치 법안이라기보다 재원 유지에 초점을 맞춘 보완 법안 성격이 강하다. 2026년 10월8일 종료되는 금융회사 서민금융보완계정 출연 의무의 유효기간을 삭제해 신용보증 재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회사 출연금 납입 근거가 올해 10월 종료되는 만큼 그 이전에는 관련 법안이 처리·공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높은 대위변제율과 낮은 회수율을 둘러싼 재원 부담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공약 '서민금융안정기금' 법안 국회 문턱 넘을까, 대위변제율·회수율 쟁점 부상

▲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 회의. <연합뉴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대위변제액은 최근 3년 연속 1조 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품의 대위변제율은 30%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회수율도 낮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햇살론15의 회수율은 12.3%,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6.0%, 햇살론뱅크는 8.8%, 햇살론유스는 10.5%, 햇살론카드는 10.1% 수준 등으로 집계됐다.

이런 구조에서 보증한도 확대와 기금채권 발행까지 허용될 경우 손실 부담이 결국 정부 재정과 금융회사 출연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여당은 정책서민금융의 사회적 기능과 취약차주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기금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대위변제율 관리, 회수율 개선, 재원 조달 구조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권 내에서 나온다.

실무적 세부사항을 담은 연구용역 보고서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 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이 정무위원장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서민금융안정기금 법안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