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온상승 2.6도 향해가는 중, 기후 전문가들 "기후재앙 가시권"

▲ 10일(현지시각) 필리핀 바실란주 이사벨라의 한 도로에 태풍 풍웡 영향에 전봇대가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 국가들이 약속한 기후목표를 한참 웃도는 수준까지 지구 기온이 오를 것으로 전망돼 기후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올해 업데이트된 '기후행동트래커'를 인용해 세계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6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5년 세계 각국은 파리협정을 맺고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1.5도 아래로 기온상승을 억제하면 기후변화가 재앙적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합의였다.

기후행동트래커에 따르면 이번에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제출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들은 파리협정을 이행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제출된 국가별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종합했을 때 2100년까지 글로벌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6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가 같은 날 공개한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화석연료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올해 전년 대비 약 1%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배출량 증가치(0.8%)에 견줘 더 많이 증가한 셈이다.

재생에너지 보급량은 연간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량을 충족시키는 수준까지는 도달했으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억제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빌 헤어 클라이밋 애널리틱스 최고경영자(CEO)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2.6도 오른 세계는 전지구적 재앙을 의미한다"며 "이렇게 더워진 세계에서는 대서양 해류 순환체계가 붕괴하고 빙하가 녹아버리며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바나화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은 영국과 유럽 전역의 농업 종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가뭄과 몬순 체계 붕괴, 치명적 열기와 습도가 전 세계를 덮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것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며 우리는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3년 11월에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세계 각국은 최종합의문을 통해 2030년 이전까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은 구체적으로 협의되지 않고 있다.

로맹 이우알랄렌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모인 국가들은 재생에너지를 향한 노력을 두 배로 늘리고 화석연료 생산 및 사용의 가속화된 단계적 폐지를 위한 계획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