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신차뿐만 아니라 양산차 원가 절감에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30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자동차 관세 15% 적용이 타결되면서 영업이익 측면뿐 아니라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 기업 운영에서 예측 가능한 부분들이 생겼다는 점이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
 
현대차 "3분기 미국 관세로 영업이익 1조8천억 감소, 원가 절감으로 경쟁력 높일 것"

▲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신차 원가 절감에 집중해왔지만, 앞으로는 양산차 원가 절감에도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장기 원가 절감 로드맵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모습.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미국 자동차 25% 관세로 발생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1조8천억 원이라고 밝혔다. 분기말 환율 급등으로 마이너스 환율 효과 2807억 원도 발생했다.

이 본부장은 관세 영향과 관련해 “관세 영향을 받고 있는 비용의 60% 정도는 만회하고 있다”며 “관세 영향 만회에는 가격적 요소보다 비가격적 요소가 많으며, 재료비 절감과 경상예산 절감만 연간 7천억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신차 원가 절감에 집중해왔지만, 앞으로는 양산차 원가 절감에도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모델의 수익성이 내연기관차에 근접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장기 원가 절감 로드맵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경쟁력 강화 성과는 2026년부터 점차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코로나19 시기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좋은 경쟁력을 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경쟁사 상황을 지켜보며 자동차 판매 가격을 정하는 전략은 기본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며, 고객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격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미 관세가 15%로 내려감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가격 동결을 통한 판매 확대 전략이 당분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3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5만7446대를 팔았다. 관세 부과에도 판매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이 본부장은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몇 년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언젠가 이뤄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기차 관련 전략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