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3분기에도 웃은 카카오, AI 서비스로 '카카오톡 개편 논란' 잠재울까

▲ 10월 중 카카오톡 채팅탭에 챗GPT가 도입된다. 사진은 카카오톡의 개편 방향을 소개한 이미지. <카카오>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의 핵심 수익원인 ‘톡비즈’가 비수기인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커머스와 광고 부문이 비수기에도 전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한 데다 효율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견조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도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향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243억 원, 영업이익 165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5.4%, 26.8%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374억 원으로 75% 가량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호실적이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9% 늘어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광고, 커머스 등 주요 부문이 전분기 수준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비수기에도 이익 체력이 유지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픽코마와 에스엠이 전분기 대비 이익이 줄고 카카오게임즈도 적자를 이어가는 등 콘텐츠·게임 부문은 수익 기여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회사의 추가 성장 여력에 쏠려 있다.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은 약 5% 가량 증가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이 지난해 대비 1.2% 가량 소폭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저성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 2분기에도 외형 성장이 1.2%에 그쳐 완연한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점이 재확인됐다”며 “성장이 없는 이익 증가는 기저 부담이 시작될 내년 2분기부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AI 기반 서비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10월 중부터 자체 AI 기술과 오픈AI와 협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톡 내 채팅탭에서 챗GPT에 도입되며 에이전트의 연결을 통해 카카오맵·선물하기·톡캘린더·멜론은 물론 외부의 다양한 파트너와도 연동된다. 또 올해 중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I메이트 앱 '카나나'의 기능이 카카오톡 주요 기능에 통합된다. 

이날 정신아 대표는 “우선 챗GPT 포 카카오가 처음으로 주주서한이 나간 뒤 며칠 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의 결합을 통한 또 한 번의 일상 혁신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수기 3분기에도 웃은 카카오, AI 서비스로 '카카오톡 개편 논란' 잠재울까

▲ 사진은 카카오 본사의 모습. 


이번 개편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15년 만에 단행된 대규모 카카오톡 개편이 사실상 실패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원상복구 결정으로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개편 논란으로 인한 3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친구 탭을 피드 형태로 전환하며 기대했던 추가 광고 매출 효과는 사실상 무산됐다.

여기에 챗GPT 연동과 AI 에이전트 도입 등 새로운 기능이 성공할 경우 카카오톡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를 통한 개인 맞춤형 광고와 커머스 확장이 이뤄질 경우 수익 모델이 다각화되고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이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AI가 도입된 톡비즈의 내년 매출은 코로나 시기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라며 “톡비즈 외 페이 및 모빌리티, 에스엠, 카카오게임즈 등 연결 자회사들까지 모두 내년 이익이 늘어나며 전사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톡 개편 논란으로 이용자 피로감이 높아졌지만 원상복구 결정 이후 트래픽 이탈 우려는 해소됐다”며 “AI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이 성공한다면 카카오톡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