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이 석탄 발전소를 원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중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잠재력을 주목받는다. 석탄 발전소 참고용 사진.
이런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중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5일 “중국이 노후 석탄 발전소를 원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검토중”이라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현재 1.19테라와트(TW) 규모의 석탄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8.4%에 해당하는 100GW(기가와트)는 2030년까지 가동 중단이 계획되어 있다.
석탄 발전소를 원전으로 전환하는 계획은 중국 최대 에너지 인프라 건설업체이자 국영기업인 중국에너지건설그룹(CEEC)이 추진하는 방안이다.
원전을 신설할 때 석탄 발전소와 연결되어 있던 전력망 및 수자원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신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러한 방식이 중국의 206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에 기여할 것이라며 빠른 속도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석탄 발전소는 현재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석탄은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절반 이상 비중을 책임진다.
반면 원자력 발전은 전력 생산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거의 없어 전 생애 주기 배출량이 풍력 발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또는 건설 계획 단계에 있는 원자로 수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CEEC는 “중국의 석탄 발전 용량과 원전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전환에는 수십 년에 이르는 세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석탄 발전소를 원전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도 추진됐다. 이를 지원하는 정책도 2022년 통과된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포함되어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미 자국에서 400곳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 전환 후보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라파워를 비롯한 기업은 이미 실제 사업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은 신규 원전 1기를 건설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반면 중국은 매년 7~8기의 신규 원전을 추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탄 발전소를 원전으로 전환하며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해도 여전히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약점도 지적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원전 신설에 대한 지역사회 여론, 소수의 국영기업이 지배하는 중국 원자력 산업의 특성도 이러한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에서 석탄 발전소를 원자력으로 전환하는 일이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규제 완화를 비롯한 시장 개방 정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