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DL건설이 1년 만에 다시 현장·주택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현장 경험 중심의 리더십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최근 사고 이후 갑작스레 DL건설 수장이 된 여성찬 대표는 안전 관리 역량을 보여야 하는 동시에 크게 줄어든 수주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4일 DL건설에 따르면 임원 승진 4년여 만에 DL건설을 이끌게 된 여성찬 대표는 풍부한 현장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DL건설은 최근 발생한 인명 사고 직후 빠르게 현장·주택 전문가인 여 대표를 새 수장으로 앉혔다.
지난달 8일 DL건설이 시공하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50대 근로자 1명이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강윤호 전 대표를 포함한 모든 DL건설 임원, 현장소장, 팀장이 사표를 제출하며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DL건설은 강 전 대표의 사표를 우선적으로 수리한 뒤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이에 따라 DL건설에는 1년여 만에 다시 현장 전문가 중심의 리더십이 자리 잡게 됐다.
1972년생인 여 대표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DL이앤씨(전 대림산업)에 입사한 뒤 다수의 현장을 경험한 뒤 2021년 11월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DL건설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전임 강윤호 전 대표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DL이앤씨 인재관리실장, DL건설 경영지원본부에서 일하는 등 현장보다는 경영지원파트를 담당해온 인사였다.
다만 강 전 대표 이전 박상신(현 DL이앤씨 대표), 곽수윤, 박유신 전 대표 등은 모두 주택사업에 잔뼈가 굵은 ‘현장통’으로 분류된다. 최근 발생한 사고를 계기로 다시 현장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 대표는 주택, 오피스, 호텔, 연구소 등 다양한 현장 실무를 경험한 뒤 인천 남동구 ‘e편한세상 서창’, 강원 평창군 ‘평창 올림픽빌리지’뿐 아니라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가 적용된 대표 아파트인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현장소장을 역임했다.
여 대표가 마주한 당면 과제로는 안전관리 역량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DL건설은 2023년부터 2년 반 넘게 건설 현장 사망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온 성과를 보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새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산업재해 관리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건설업계 사고 원인 1위인 ‘추락’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DL건설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의 현장에서도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 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뻔한 추락 사고가 반복된다, 뻔한 것은 엄벌을 좀 하시라” 등 건설업계에 강도 높은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내비치기도 했다.
DL건설은 최근 사고 이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직면했다. 새로 DL건설을 이끌게 된 여 대표에게는 추가 사고를 예방할 뿐 아니라 회사 안팎으로 사고 수습에도 노력을 다해야 하는 셈이다.
신규수주 역시 여 대표가 각별히 챙겨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DL건설의 절대적 수주 실적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DL건설은 최근 3년 사이 연간 신규수주로 2022년 3조2307억 원, 2023년 3조2806억 원, 지난해 2조4347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연초 세웠던 경영계획을 소폭 웃돌며 3조 원이 넘는 새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도 수주 규모 자체는 줄었지만 당초 목표인 1조6천억 원을 52% 초과 달성한 성과를 올렸다.
DL건설이 그동안 우수한 수주 성과를 보였지만 올해는 급격한 수주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DL건설은 1분기 2110억 원, 2분기 250억 원을 합쳐 신규수주 2360억 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 달성률은 단 9%에 그쳤다.
DL건설이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및 선별수주를 강조해왔다는 점을 고려해도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연간 목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DL건설 수주잔고도 2022년 말 6조732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조6263억 원으로 2년 반 동안 16% 감소했다.
다만 DL건설이 오랜 영업이익 하락세를 딛고 올해 본격적으로 반등 기미를 보인 점은 여 대표 어깨의 짐을 다소 덜어주는 긍정적 부분으로 여겨진다. 여 대표가 지속적으로 원가 관리에 성공한다면 당장 실적 측면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L건설은 최근 2~3년 사이 건설업계 업황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2021년 2296억 원 이후 2022년 811억 원, 2023년 615억 원, 지난해 139억 원까지 급락했다.
모든 현장을 대상으로 리스크 요인을 재점검한 뒤 일부 현장들의 원가율 조정 및 대손을 반영한 지난해 2분기에는 영업손실(7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DL건설이 향후 수익성 개선을 바라보는 데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원가 관리에 성공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DL건설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은 2023년 연간 93.9%까지 높아졌지만 올해 상반기 86.2%로 7%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DL건설은 고원가 현장의 준공정산에 따른 추가 원가 반영 탓에 올해 2분기 원가율 117.8%를 나타낸 토목 부문에서 최근 일시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건축 부문 개선세에 힘입어 전사 원가율을 2023년 93.8%에서 올해 상반기 89.4%대까지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DL건설은 “이번 대표 인사는 현장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건설업 위기를 극복하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라며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 대표 선임은 안전과 품질 중심의 경영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
최근 사고 이후 갑작스레 DL건설 수장이 된 여성찬 대표는 안전 관리 역량을 보여야 하는 동시에 크게 줄어든 수주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여성찬 DL건설 대표이사.
14일 DL건설에 따르면 임원 승진 4년여 만에 DL건설을 이끌게 된 여성찬 대표는 풍부한 현장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DL건설은 최근 발생한 인명 사고 직후 빠르게 현장·주택 전문가인 여 대표를 새 수장으로 앉혔다.
지난달 8일 DL건설이 시공하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50대 근로자 1명이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강윤호 전 대표를 포함한 모든 DL건설 임원, 현장소장, 팀장이 사표를 제출하며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DL건설은 강 전 대표의 사표를 우선적으로 수리한 뒤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이에 따라 DL건설에는 1년여 만에 다시 현장 전문가 중심의 리더십이 자리 잡게 됐다.
1972년생인 여 대표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DL이앤씨(전 대림산업)에 입사한 뒤 다수의 현장을 경험한 뒤 2021년 11월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DL건설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전임 강윤호 전 대표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DL이앤씨 인재관리실장, DL건설 경영지원본부에서 일하는 등 현장보다는 경영지원파트를 담당해온 인사였다.
다만 강 전 대표 이전 박상신(현 DL이앤씨 대표), 곽수윤, 박유신 전 대표 등은 모두 주택사업에 잔뼈가 굵은 ‘현장통’으로 분류된다. 최근 발생한 사고를 계기로 다시 현장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 대표는 주택, 오피스, 호텔, 연구소 등 다양한 현장 실무를 경험한 뒤 인천 남동구 ‘e편한세상 서창’, 강원 평창군 ‘평창 올림픽빌리지’뿐 아니라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가 적용된 대표 아파트인 서울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현장소장을 역임했다.
여 대표가 마주한 당면 과제로는 안전관리 역량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DL건설은 2023년부터 2년 반 넘게 건설 현장 사망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온 성과를 보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새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산업재해 관리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건설업계 사고 원인 1위인 ‘추락’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DL건설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의 현장에서도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 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뻔한 추락 사고가 반복된다, 뻔한 것은 엄벌을 좀 하시라” 등 건설업계에 강도 높은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내비치기도 했다.
DL건설은 최근 사고 이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직면했다. 새로 DL건설을 이끌게 된 여 대표에게는 추가 사고를 예방할 뿐 아니라 회사 안팎으로 사고 수습에도 노력을 다해야 하는 셈이다.
신규수주 역시 여 대표가 각별히 챙겨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DL건설의 절대적 수주 실적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DL건설은 최근 3년 사이 연간 신규수주로 2022년 3조2307억 원, 2023년 3조2806억 원, 지난해 2조4347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연초 세웠던 경영계획을 소폭 웃돌며 3조 원이 넘는 새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도 수주 규모 자체는 줄었지만 당초 목표인 1조6천억 원을 52% 초과 달성한 성과를 올렸다.
DL건설이 그동안 우수한 수주 성과를 보였지만 올해는 급격한 수주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DL건설은 1분기 2110억 원, 2분기 250억 원을 합쳐 신규수주 2360억 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 달성률은 단 9%에 그쳤다.
DL건설이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및 선별수주를 강조해왔다는 점을 고려해도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연간 목표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DL건설 수주잔고도 2022년 말 6조732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조6263억 원으로 2년 반 동안 16% 감소했다.
다만 DL건설이 오랜 영업이익 하락세를 딛고 올해 본격적으로 반등 기미를 보인 점은 여 대표 어깨의 짐을 다소 덜어주는 긍정적 부분으로 여겨진다. 여 대표가 지속적으로 원가 관리에 성공한다면 당장 실적 측면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DL건설이 올해 영업이익 반등을 꾀하고 있다.
DL건설은 최근 2~3년 사이 건설업계 업황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2021년 2296억 원 이후 2022년 811억 원, 2023년 615억 원, 지난해 139억 원까지 급락했다.
모든 현장을 대상으로 리스크 요인을 재점검한 뒤 일부 현장들의 원가율 조정 및 대손을 반영한 지난해 2분기에는 영업손실(7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DL건설이 향후 수익성 개선을 바라보는 데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원가 관리에 성공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DL건설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은 2023년 연간 93.9%까지 높아졌지만 올해 상반기 86.2%로 7%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DL건설은 고원가 현장의 준공정산에 따른 추가 원가 반영 탓에 올해 2분기 원가율 117.8%를 나타낸 토목 부문에서 최근 일시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건축 부문 개선세에 힘입어 전사 원가율을 2023년 93.8%에서 올해 상반기 89.4%대까지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DL건설은 “이번 대표 인사는 현장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건설업 위기를 극복하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라며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 대표 선임은 안전과 품질 중심의 경영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