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잇달아 발생한 현장 인명 사고에 지난 8월초 대표이사를 교체한 뒤 충북 청주시에서 첫 수주 도전에 나선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오는 10월 청주 복합개발 사업뿐 아니라 성수2구역 입찰 등 대형 수주전을 앞두고 안전경영 강화 기조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 인명사고 뒤 10월 대형 수주 시도, 송치영 안전경영 증명 시험대 놓여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안전경영을 증명할 시험대에 올랐다.


10일 청주시에 따르면 오는 10월15일 ‘복대동 복합개발 민관협력사업’ 민간참여자 지정신청서 및 사업계획서 제출이 진행된다. 청주시는 그뒤 선정평가위원회를 열고 10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지난 5일까지 진행된 사업참가 확약서 제출에는 포스코이앤씨-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대우건설-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8월초 잇단 현장 인명사고에 공사중단과 대표교체 등의 조치를 취한 뒤 사실상 첫 수주 도전장을 낸 셈이다.

이번 사업은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288-128과 288-129번지 일대 1만7087㎡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민간 참여자와 청주시(20%)가 출자한 프로젝트금융회사(PFV)가 청주시로부터 사업지를 사들여 공공시설과 수익시설을 복합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지는 SK하이닉스 제2공장과 LG화학 청주공장 등이 위치한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청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직지대로에 인접해 ‘노른자위 땅’으로도 평가된다.

포스코이앤씨에게 이번 사업은 브랜드 입지를 다진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청주는 지방 부동산경기가 미분양에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테크노폴리스와 인구 증가세를 토대로 청약시장에서 수요자가 몰리는 지역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더샵퍼스트파크’로 청주에 첫 발을 내딛었고 그뒤 '청주센트럴'도 지난 1월 준공됐다. 현재 '청주그리니티'와 '오창프레스티지'는 각각 2026년과 2027년 입주가 예정돼 있다. 
 
포스코이앤씨 인명사고 뒤 10월 대형 수주 시도, 송치영 안전경영 증명 시험대 놓여

▲ 복대동 복합개발 민관협력사업지 위치도. <청주시>

다만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복귀가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신안산선 붕괴 사고 등을 겪은 포스코이앤씨의 참여를 불편히 여기는 여론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경쟁 상대는 포스코이앤씨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은 '건설업계 3강' 대우건설이기도 하다.

또한 올해를 '산재 사망 근절의 원년'을 선포한 정부의 관리 감독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말 포스코이앤씨 사망사고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GS건설과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10대 건설사 공사현장에서 노동자가 연이어 목숨을 잃었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에게는 결국 중요한 수주전이 벌어지는 10월을 앞두고 9월 한 달이 더욱 중요해졌다. 취임 뒤 안전경영을 대외적으로 증명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큰 셈이다.

오는 10월에는 청주 복대동 사업의 성패가 갈리는 것뿐 아니라 포스코이앤씨가 오랫동안 공들인 서울 성수2구역 재개발사업의 입찰 마감(10월28일)도 예정돼 있다.

특히 성수 2구역 재개발은 사업비가 1조7846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인명 사고에 따른 논란을 극복하고 이를 따낸다면 인명 사고 이후 주춤했던 포스코이앤씨에게는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욱이 10월에는 국정감사가 계획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송 사장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송 사장은 8월초 사고 직후 물러난 정희민 대표이사 사장 뒤를 이어 취임한 뒤 모든 인프라 수주를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송 사장은 "당장의 경영성과 보다 가장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막중한 책임감과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재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실효적인 안전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고에 중단됐던 공사현장 작업을 대부분 재개한 가운데 송 사장 의지에 따라 인명 사고가 발생한 인프라 분야를 제외한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사 현장에서 현재 작업이 재개됐다”며 “안전경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인프라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주 여부를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