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 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부진 속 확장에 태생적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연회비 면제 혜택까지 제공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애초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계열사를 중심으로 소비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던 시도가 빗나가면서 통합멤버십 확장에 있어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유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 대상 혜택을 강화하며 멤버십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은 29일까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 멤버십 우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도착보장서비스 ‘스타배송’ 상품을 구매하면 최종 결제가격 기준으로 5%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인기 상품군으로 구성된 멤버십 전용 단독 상품도 판매한다. G마켓은 이를 월 정기 프로모션으로 구성해 매월 마지막 주마다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또 다른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은 8월 말까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가입비 3만 원을 면제해주는 프로모션 진행하고 있다. 또 멤버십 VIP 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장보기 전용 10% 할인 쿠폰 2장과 장보기 지원금 5천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G마켓과 SSG닷컴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모태로 오프라인 계열사인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이 새롭게 합류해 2023년 6월 출범했다. 쿠팡과 네이버, 컬리 등 이커머스 업계 유료멤버십 경쟁에 불이 붙자 그룹사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업체를 넘나드는 멀티 플랫폼 구축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유니버스클럽 출시 당시 신세계그룹은 쿠팡의 무료배송, 네이버의 높은 적립률에 맞설 통합 멤버십의 차별화 경쟁력을 ‘확장성’으로 꼽았다. 기획을 주도한 이마트와 계열사 G마켓, SSG닷컴 경영진은 유니버스클럽 출범 행사에서 통합 멤버십에 참여한 6개 계열사 외 이마트24와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운영사 신세계프라퍼티 등이 멤버십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껏 추가로 멤버십에 합류한 계열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또 이동통신, 항공,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계열사 밖 기업들과도 멤버십 협업을 추진했지만 성과가 미미하다. KT, 대한항공과 협업은 무산됐고, 토스 앱을 통한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가입 서비스는 마케팅 제휴 만료 시점이 도래해 지난해 10월 약 1년 만에 종료됐다. 현재 외부 멤버십 협업은 메가박스 예매권 할인과 HD현대오일뱅크 주유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멤버십 고객을 위해 각 사별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진행 중”이라며 “G마켓은 멤버십 고객 대상 경품 추천 이벤트와 연회비 인하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고, SSG닷컴은 연회비 무료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검토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유니버스클럽 가입자 수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는 것도 성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은 애초 5년 내 유니버스클럽 가입자 1천만 명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유니버스클럽이 이커머스 통합 멤버십을 모태로 하는 만큼 출시 당시부터 G마켓과 SSG닷컴 관련 혜택이 컸다. 현재도 G마켓·옥션은 매월 최대 15% 할인쿠폰 4장과 5% 할인쿠폰을 무제한 지급하고, SSG닷컴은 매달 7% 할인쿠폰 2장과 5% 할인쿠폰 3장을 지급한다. 반면 오프라인업체인 이마트는 5% 할인쿠폰 4장, 신세계백화점은 최대 5% 할인 세일리지(특별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친다.

▲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계열사별 혜택. < G마켓 >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올해 들어 정 회장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등 오프라인 매장의 공격적 출점 재개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가 본격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마트 계열 이커머스에서 출발한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에서 백화점과 면세점 등 신세계 계열사가 이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유니버스클럽 회원에게 최초 매월 4장씩 제공했던 VIP 고객 전용 ‘멤버스바’ 음료 쿠폰을 작년 11월 2장으로 축소한 데 이어 올 8월1일부로 완전히 없앴다. 다만 신세계 측은 ‘사용률 저조’를 혜택 폐지 이유로 들었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2023년 6월 출시한 자체 무료 멤버십 ‘신백멤버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실적은 올해 들어 더욱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G마켓과 SSG닷컴은 올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 910억 원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를 440억 원 더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쿠팡 와우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비교해 소비자들이 가입을 통한 추가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운영비용을 고려하면 멤버십이 안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열사 안팎으로 혜택을 확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