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메카코리아 뷰티 ODM 3강 향한 발돋움, 인디 브랜드 급성장의 최대 수혜

▲ 코스메카코리아가 안정적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인디 브랜드의 수주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5월12일 코스메카코리아의 청주 신공장 가동 기념식 현장. <코스메카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코스메카코리아가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저력을 입증했고, 인디 브랜드들의 생산처 분산 흐름을 타고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굳건히 지켜온 양강 체제가 단기간에 흔들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코스메카코리아가 두 강자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4일 코스메카코리아의 실적 흐름을 종합해보면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671억 원, 영업이익 23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5%, 영업이익은 27.2% 늘었다.

반면 업계 양강으로 꼽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코스맥스는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 18곳 중 6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할 만큼 시장 평가가 냉혹했다.

주가에도 시장 평가가 즉각적으로 반영됐다. 

한국콜마는 실적 발표일인 8일 12.93% 급락한 뒤 9일 9.34%, 12일 0.74%, 13일 1.63% 추가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코스맥스 역시 11일 9.21%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고 다음 날인 12일에는 17.08% 급락했다. 이어 13일과 14일에도 각각 2.40%, 0.68% 떨어지며 나흘 내리 약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코스메카코리아를 인디 브랜드 ‘생산 이원화’ 흐름의 최대 수혜자로 꼽는다. 아누아, 달바, 티르티르, 스킨천사 등 빠르게 성장하는 인디 브랜드들이 최근 히트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디 브랜드는 인기 제품의 매출이 급증하면 후속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하나의 ODM 기업만으로는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품질 관리 부담과 납기 지연 위험도 함께 커진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같은 대형 ODM사들이 막강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발주를 모두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두 회사 모두 이미 높은 가동률에 묶여 있어 추가 수주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콜마의 국내 화장품 공장 평균 가동률은 2023년 96.6%에 달했다. 지속적 생산능력 확장으로 지난해 평균 가동률은 78.0%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여유 있는 생산 여건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코스맥스 역시 같은 기간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이 62.2%, 67.2%에 머물러 비슷한 제약을 안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뷰티 ODM 3강 향한 발돋움, 인디 브랜드 급성장의 최대 수혜

▲ 코스메카코리아가 인디브랜드 외형 확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코스메카코리아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생산 여력을 갖췄다. 발 빠른 공장 증설로 상위 ODM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한계치에 다다를 때도 안정적 운영을 이어갔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은 2023년 27.9%, 2024년 35.9%에 불과하다. 

실제 코스메카코리아는 인디 브랜드 ‘분산 발주’의 단골 수혜처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티르티르가 미국 시장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의 후속작인 ‘마스크핏 AI 필터 쿠션’과 '마스크 핏 올커버 쿠션' 생산도 맡고 있다.

히트 상품의 2차, 3차 생산라인을 담당하면 매출은 물론 글로벌 인지도까지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역시 이를 통해 안정적 품질 관리와 빠른 납기 능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중견 ODM 기업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화장품 ODM 시장에서 나타나는 ‘낙수효과’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인디 브랜드의 외형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ODM 수요 역시 동반 확대되는 분위기다.

브랜드 성장 단계에 따른 수혜 구도도 분명하다. 현재 중견 ODM사인 코스메카코리아에게 가장 유리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인디 브랜드의 경우 매출 규모가 작을 때는 중소형 ODM에 의존하다가, 히트 상품을 발판으로 몸집을 키우면 톱2 ODM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 이후 매출이 더 커지면 생산 이원화를 통해 톱2 외에 중견 ODM까지 추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한다.

브랜드들이 발주를 분산하는 이유는 단순히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도 크다.

특히 중견·중소형 ODM사들은 대형 인디 브랜드의 발주가 들어오면 경영진까지 직접 나서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제형 개발과 리드타임 관리에서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여기에 미국 법인의 실적 개선도 향후 전망을 밝히는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코스메카코리아의 미국 법인 잉글우드랩은 올해 2분기 매출이 25% 늘어나며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대미 관세 부담으로 해외 법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성과인 셈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디 브랜드의 대형화로 중소형 ODM 기업들의 수혜가 커지고 있다”며 “K뷰티 전방 시장이 커지면서 브랜드들이 기존 대형 ODM사 외의 다른 기업과도 생산처를 다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