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은 '용인무의'의 인사철학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김 회장의 인사 철학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인물이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래픽 씨저널>
재미있는 점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1년 단위 임기제(1+1)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권 회사들은 전문경영인에게 최초 2년의 임기를 부여하고 이후 1년 단위로 임기를 갱신하는 2+1 임기제 관행을 보인다.
매년 경영성과를 통해 연임 여부를 판단하는 1+1 임기제는 언뜻 김남구 회장의 용인무의 원칙과 배치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인사 운영의 실질을 들여다보면 조금 그림이 달라진다. 1+1로 매년 성과를 점검하지만, 한번 믿은 사람에게는 파격적으로 연임을 계속 시키는 것이 김남구 회장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 김남구의 용인무의 용인술, 유상호 백여현 ‘장기집권’의 배경
김 회장의 용인술을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 유상호 한국투자금융지주 수석부회장이다.
유 수석부회장은 메리츠증권 상무 시절인 2002년 김 회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회장은 유 수석부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동원증권의 부회장 자리를 계속 비워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수석부회장은 이후 2007년 47세 나이로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돼 업계 최연소 CEO 기록을 세운 뒤 12년 동안 재임하며 금융업계 최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다.
백여현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사장도 한 회사를 12년 동안 이끌었다.
백 전 사장은 1987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 입사한 정통 ‘한투맨’으로,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로 승진했다. 이후 2020년까지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이끌며 회사를 국내를 대표하는 벤처투자사로 성장시켰다.
◆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눈에 띄는 ‘역대급 실적’
이러한 김 회장의 인사 철학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인물이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이사 사장이다.
김 사장은 2024년 1월 취임해 첫해에 순이익 1조1123억 원, 영업이익 1조2837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2023년보다 순이익은 52.8%, 영업이익은 93.3% 늘었다.
2025년 상반기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조252억 원, 영업이익 1조1479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최초로 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1조 원을 돌파했다. 역대급 실적이었다는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각각 44.2%, 48.1% 증가한 수치다.
2025년 상반기의 성장은 전 부문에서 고르게 이뤄졌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반 년 만에 8조4000억원 늘어난 7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IB 부문은 IPO, 인수금융, PF에서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본운용 부문은 발행어음 잔고가 17조9700억원에 달했으며, 외화채 환율 변동 효과로 이익을 거뒀다. MTS 고도화를 통해 주식 위탁매매 수익도 확대됐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