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6명 해킹사고 경영비상에도 CES 출장, 임기만료 앞둔 사외이사도 포함돼 '도덕적 해이' 도마

▲ KT 사외이사 6명이 해킹 사고 수습과 가입자 이탈, 인사·조직 개편 등 중대한 현안을 앞둔 시점에 CES 2026에 집단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영섭 KT 사장, 김성철 고려대 교수, 조승아 서울대 교수(퇴임), (뒷줄 왼쪽부터)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고문,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 최양희 한림대 총장,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등 KT 이사회 이사들 모습. < KT >

[비즈니스포스트] KT 이사회 사외이사들이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6’에 대거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해킹 사고 수습과 가입자 대량 이탈, 인사·조직 개편 등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 KT 이사진이 대거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일부 사외이사들까지 출장에 동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라는 도마에 올랐다.

8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시각으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 최양희 사외이사를 제외한 KT 사외이사 6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KT 이사회는 겸직 논란으로 퇴임한 조승아 서울대 교수를 제외하고 △김성철 고려대 교수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고문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 IT개발센터 센터장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명의 사외이사와 현 김영섭 사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들이 CES에 참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에도 김영섭 KT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사외이사들이 KT 임원들과 함께 CES 현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하지만 이번 사외이사진의 CES 참관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T는 최근 해킹 사고를 수습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데 분주한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월13일까지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약 10만 명 이상의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월 중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민관합동조사단의 해킹사고 조사 결과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 이행 계획도 제출해야 한다.

이같은 비상상황에서 사외이사진이 굳이 CES 출장을 택한 것은 KT가 처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높다.

또 1월 중순 이후 박윤영 사장 후보가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사회 기능이 한층 중요해진 시점이기도 하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말 규정을 개정해 최고경영자가 인사·조직 개편을 시행하기 전 이사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받도록 했다.

그럼에도 인사·조직 개편이 임박한 시점에 사외이사진이 CES 참관 일정을 강행한 것은 이사 본분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사외이사들까지 이번 출장에 나선 것을 두고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둔 인사는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상근고문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다. 이 가운데 최 총장은 개인 일정으로 이번 출장에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 숙식, 참가비 등을 합치면 1인당 4천만~5천만 원은 들어가고, 관광 일정도 있다고 한다”며 “해킹 사고 후속 조치와 가입자 대량 이탈 등 엄중한 상황에서 이사진이 회사 상황에 충분히 집중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KT 사외이사 6명 해킹사고 경영비상에도 CES 출장, 임기만료 앞둔 사외이사도 포함돼 '도덕적 해이' 도마

▲ 이번 CES 출장에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KT 이사회 쇄신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현재 KT 안팎에서 이사회 쇄신 요구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CES 출장은 논란을 더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T 이사회 그동안 대표이사 선임 과정과 지배구조 전반에서 정통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승아 사외이사가 KT와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한 사실이 드러나 퇴임하면서 이사회 주요 의결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수습에 앞장서는 대신 관행적 해외 출장을 떠난 행보를 두고, 이사회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요구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CES에 참석한 배경에 대해 “AI와 신기술, 산업 트렌드를 직접 파악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KT 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해킹 은폐 사태로 해지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누적 10만명의 고객이 이탈했고 현장은 초비상인데, 최종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라스베이거스로 무더기 해외 출장을 떠났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노조 측은 “조승아 이사의 자격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엉망으로 만들어 소송으로 이어졌고, 내부에선 경영 공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도 이사회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해외로 떠났다”고 비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