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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15% 시대] LG전자 조주완 가전·냉난방공조 기대, 중국보다 '가격우위'](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403/20240329171627_162167.jpg)
▲ LG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협의에 따라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등에서 중국 경쟁사보다 미국 시장에서 가격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의 HVAC 사업은 15% 한미 상호관세에 따라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국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LG전자 가전제품 역시 북미 ‘무관세’ 협정으로, 높은 관세가 예상되는 중국 업체와 유리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국 상호관세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LG전자 HVAC 사업은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말 ES본부를 신설하고 HVAC를 기업간거래(B2B)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빅테크를 위한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수주를 지난해 대비 3배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냉매를 사용해 액체의 온도를 낮춰 열을 관리를 하는 ‘칠러’ 매출을 2027년까지 1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칠러는 기술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클린룸, 발전소,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은 불안 요소였다. LG전자는 칠러를 한국 평택과 중국 청도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택 공장은 대규모 칠러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대형 상업 시설, 발전소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칠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상호관세가 15%로 정해지면서 LG전자는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미국 수출에서 중국 업체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상호관세가 현재 30% 수준이며, 향후 그 이상으로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마이디어, 하이얼, 그리 등은 중국 내 HVAC 시장을 장악하고 북미 시장 확대도 노리고 있다. 특히 칠러를 생산하는 미이디어는 올해 3분기 미국 댈러스에 연구개발(R&D) 센터 오픈을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중국 HVAC의 급격한 성장을 경계하고 있다.
배정현 LG전자 ES사업본부 시스템엑세스콘트롤(SAC) 사업부장은 “앞으론 각 건물이 요구하는 솔루션을 설계할 엔지니어링 역량이 중요한데, 아직 중국은 이 부분에서 약하다”며 “LG전자는 자회사를 통한 유지보수 시스템 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앞세워 (중국과) 격차를 벌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LG전자의 가전사업도 미국의 주요국 상호관세 합의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가전), 라모스(전장) 등에 공장을 운영하며 제품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는데, 미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산 가전제품에 관세를 매기고 있지 않다.
이와 비교해 중국 경쟁업체들은 대부분의 물량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관세 30%, 동남아 국가들은 19~20% 관세가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중국 경쟁업체는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관세 15% 시대] LG전자 조주완 가전·냉난방공조 기대, 중국보다 '가격우위'](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8/20250812162457_138752.jpg)
▲ LG전자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 전경. < LG전자 글로벌 뉴스룸 갈무리 >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TV는 미국 내 자국 생산비중이 미미하고 대부분 브랜드들이 역외생산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한다”며 “관세 부담에 따른 국내 업체의 가격경쟁력 약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색가전은 상호관세가 부담 요인이기는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LG전자에게 부정적 영향은 일정 수준에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경쟁사인 월풀, GE 등이 주로 미국 역내에 제조설비를 운영하고 있어 가격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지만, LG전자의 경우 하이엔드 시장 내 견고한 입지를 바탕으로 관세 부담을 최종 판매가격에 일부 전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된 품목관세로 LG전자 제품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USMCA 원산지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역내 생산 비율이 75% 이상이여야 하는 조건도 걱정거리로 가운데 하나다.
다만 철강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은 모든 경쟁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USMCA 원산지 요건도 LG전자는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해 북미로 수출하는 상품에 관세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며 “철강과 알루미늄 등 관세와 관련해서는 모든 기업들이 똑같은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