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반등을 노린다.

해외 시장 가운데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데 이어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까지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국 판매량 반등 절실한 현대차, 중국 전용 전기차와 첫 하이브리드차로 승부

▲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비즈니스포스트>


1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일렉시오로 중국 시장에서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4일 중국에 대형 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공식 출시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는 것은 북미에 이어 중국이 두 번째다.

출시 국가로 중국을 선택한 이유는 판매량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중국에서 자동차 3만1천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6%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6만 대를 팔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58.3% 줄었다.

러시아 등 기타 지역을 제외하면 단일 시장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에서 113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현지 연간 최다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중국에서 12만5천 대를 판매하면서 2023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43.8% 감소했고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0.6%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로 판매량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6.8% 증가했는데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좋은 판매 흐름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그동안 중국에서 준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5 N을 제외하면 모두 내연기관 모델만 판매했다.

중국 수입차 시장에서 도요타 하이브리드차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국내와 북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판매량 반등 절실한 현대차, 중국 전용 전기차와 첫 하이브리드차로 승부

▲ 현대자동차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 <현대차>


중국 전기차 라인업에는 일렉시오를 투입한다.

이 모델은 현대차와 중국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BAIC)의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중국이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첫 중국 전용 전기차다.

중국 전용 전기차인 만큼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중국에서 부를 상징하는 숫자 8을 램프 디자인에 적용했다.

외관과 실내도 중국 시장을 분석해 디자인했다.

현대차는 일렉시오 연간 생산 목표를 3만5천 대로 잡았다. 이 가운데 1만 대 정도를 수출하고 나머지는 중국 현지에서 판매한다.

그동안 아이오닉5 N을 중국에서 판매해 왔지만, 고성능 모델인 만큼 중국에서 BYD 등 저가형 전기차 모델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반면 일렉시오는 판매가격이 10만~15만 위안(1932만~2898만 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2천만 원대 가격이면 BYD 차량들과 충분히 경쟁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팰리세이드 하이브리가 신차 효과와 함께 중국 판매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첫 중국 전용 전기차인 일렉시오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중국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사업 방향성도 정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