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태국에서 조 단위 플랜트 계약을 따내며 해외사업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3년 사이 해외사업 위축으로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을 받는 국내 사업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 놓였다. 그런 만큼 정 사장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살펴보면 포스코이앤씨의 지난 3월말 기준 수주잔고 가운데 1천억 원 이상 규모의 해외사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공사 수주잔고(별도 기준)은 모두 20건이지만 최근에 따낸 ‘대형 계약’은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6월30일 수주한 1조5천억 원 규모의 태국 ‘걸프 MTP(Map Ta Phut) LNG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의 의미가 깊은 셈이다.
걸프 MTP(Map Ta Phut) LNG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은 태국 방콕에서 130km 떨어진 마타풋 산업단지에 25m³용량의 탱크 2기와 하역설비, 기화송출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태국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PTT의 자회사와 태국 에너지 부문 민간 투자사 걸프 디벨롭먼트가 공동발주한 사업으로 태국 최대의 민간 합작 LNG터미널 건설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첫 해외 공사 수주로 지난해 연결 매출의 15.8% 수준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해외건설통합서비스에 따르면 5월말 기준 누적 수주액이 1조 원을 넘긴 건설사가 단 5곳(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삼성E&A,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수주로 단숨에 상위권에 올라선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도 태국 현지를 직접 찾아 계약 수주를 기념했다. 지난해말 취임 뒤 대외적으로 알려진 첫 해외 방문일 정도로 이번 사업의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수주로 최근 지지부진한 해외사업의 재도약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의 해외수주 업계 순위는 지난해 기준 24위로 2020년 7위에서 꾸준히 내려앉았다. 지난 10년동안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안에 든 국내 주요 건설사란 점을 고려하면 해외에서는 걸맞지 않은 부진이 이어진 셈이다.
해외수주가 줄며 현지 법인들의 순손실도 이어졌다. 포스코이앤씨는 누적 손실이 지난해 9월말 기준 1700억 원에 이른 중국 다롄 IT센터 개발법인을 팔기도 했다.
매출에서 해외도급공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6.9%, 2023년 13.6%, 2024년 10.1%로 감소세를 보였다.
포스코이앤씨의 해외사업이 전통적으로 약했던 것도 아니다.
1982년 창립 당시 상호가 ‘제철정비’일 정도로 포스코그룹 공사를 맡은 경험에 따른 강점을 지녔고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 건설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2006년에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 남미 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대에는 꾸준히 해외수주 업계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에는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차후 큰 손실로 돌아오긴 했지만 당시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최대 규모였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을 따낸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포스코이앤씨의 국내 사업 의존도는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더샵’을 필두로 높은 경쟁력을 갖추면서 주택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주택 등의 건축사업 매출 비중은 3월말 기준 61.8%로 집계됐다. 1년 전(48.9%)과 비교해 12.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연간 기준으로도 2022년 42.7%, 2023년 44.3%, 2024년 55.1% 등으로 매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국내 주택사업은 부동산경기 침체에 허덕여 포스코이앤씨 수익성도 덩달아 후퇴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기준금리가 내리며 유동성이 풀린 시기에는 국내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뗘 주택사업이 건설업계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다시 기준금리가 오르며 시장 상황이 뒤바뀐 여파가 컸다.
포스코이앤씨 영업이익률은 2021년 5.4%, 2022년 3.3%, 2023년 2%, 2024년 0.7%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희민 사장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태국에서의 선전을 이어갈 필요가 있는 셈이다.
태국은 2016년 포스코건설에 합병된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사업을 펼치던 곳으로 2002년 이래 석유화학과 오일·가스, 발전 플랜트 등 프로젝트 20여개를 수행했다.
포스코그룹에서도 아시아 스테인리스 거점 포스코타이녹스가 있고 에너지 사업을 펼치며 LNG 전체 가치사슬을 구축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법인을 두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정 사장은 또한 LNG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2010년 전담 조직을 만들고 LNG터미널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LNG는 포스코이앤씨 해외사업에서 주력인 화력발전이나 제철소 건설 등과 달리 정책 훈풍이 기대된다. 친환경 흐름 속에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나 플랜트 수주 기회는 줄었지만 LNG는 석탄이나 석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이 같은 흐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어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그동안 경쟁력을 확보한 화력발전과 제철소 관련 수주가 해외에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악영향을 받았다”며 “LNG터미널은 민간 기업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자체 설계가 가능한 역량을 갖춘 만큼 이번 수주를 토대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3년 사이 해외사업 위축으로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을 받는 국내 사업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 놓였다. 그런 만큼 정 사장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세 번째)이 6월30일 태국 방콕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2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살펴보면 포스코이앤씨의 지난 3월말 기준 수주잔고 가운데 1천억 원 이상 규모의 해외사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공사 수주잔고(별도 기준)은 모두 20건이지만 최근에 따낸 ‘대형 계약’은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6월30일 수주한 1조5천억 원 규모의 태국 ‘걸프 MTP(Map Ta Phut) LNG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의 의미가 깊은 셈이다.
걸프 MTP(Map Ta Phut) LNG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은 태국 방콕에서 130km 떨어진 마타풋 산업단지에 25m³용량의 탱크 2기와 하역설비, 기화송출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태국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PTT의 자회사와 태국 에너지 부문 민간 투자사 걸프 디벨롭먼트가 공동발주한 사업으로 태국 최대의 민간 합작 LNG터미널 건설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포스코이앤씨의 올해 첫 해외 공사 수주로 지난해 연결 매출의 15.8% 수준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해외건설통합서비스에 따르면 5월말 기준 누적 수주액이 1조 원을 넘긴 건설사가 단 5곳(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삼성E&A,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수주로 단숨에 상위권에 올라선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도 태국 현지를 직접 찾아 계약 수주를 기념했다. 지난해말 취임 뒤 대외적으로 알려진 첫 해외 방문일 정도로 이번 사업의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수주로 최근 지지부진한 해외사업의 재도약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의 해외수주 업계 순위는 지난해 기준 24위로 2020년 7위에서 꾸준히 내려앉았다. 지난 10년동안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안에 든 국내 주요 건설사란 점을 고려하면 해외에서는 걸맞지 않은 부진이 이어진 셈이다.
해외수주가 줄며 현지 법인들의 순손실도 이어졌다. 포스코이앤씨는 누적 손실이 지난해 9월말 기준 1700억 원에 이른 중국 다롄 IT센터 개발법인을 팔기도 했다.
매출에서 해외도급공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6.9%, 2023년 13.6%, 2024년 10.1%로 감소세를 보였다.

▲ 브라질 CSP 제철소 전경. <동국제강>
포스코이앤씨의 해외사업이 전통적으로 약했던 것도 아니다.
1982년 창립 당시 상호가 ‘제철정비’일 정도로 포스코그룹 공사를 맡은 경험에 따른 강점을 지녔고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 건설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2006년에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 남미 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대에는 꾸준히 해외수주 업계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에는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차후 큰 손실로 돌아오긴 했지만 당시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최대 규모였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을 따낸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포스코이앤씨의 국내 사업 의존도는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더샵’을 필두로 높은 경쟁력을 갖추면서 주택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주택 등의 건축사업 매출 비중은 3월말 기준 61.8%로 집계됐다. 1년 전(48.9%)과 비교해 12.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연간 기준으로도 2022년 42.7%, 2023년 44.3%, 2024년 55.1% 등으로 매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국내 주택사업은 부동산경기 침체에 허덕여 포스코이앤씨 수익성도 덩달아 후퇴하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기준금리가 내리며 유동성이 풀린 시기에는 국내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뗘 주택사업이 건설업계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다시 기준금리가 오르며 시장 상황이 뒤바뀐 여파가 컸다.
포스코이앤씨 영업이익률은 2021년 5.4%, 2022년 3.3%, 2023년 2%, 2024년 0.7%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희민 사장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태국에서의 선전을 이어갈 필요가 있는 셈이다.
태국은 2016년 포스코건설에 합병된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사업을 펼치던 곳으로 2002년 이래 석유화학과 오일·가스, 발전 플랜트 등 프로젝트 20여개를 수행했다.
포스코그룹에서도 아시아 스테인리스 거점 포스코타이녹스가 있고 에너지 사업을 펼치며 LNG 전체 가치사슬을 구축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법인을 두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정 사장은 또한 LNG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2010년 전담 조직을 만들고 LNG터미널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LNG는 포스코이앤씨 해외사업에서 주력인 화력발전이나 제철소 건설 등과 달리 정책 훈풍이 기대된다. 친환경 흐름 속에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나 플랜트 수주 기회는 줄었지만 LNG는 석탄이나 석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이 같은 흐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어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그동안 경쟁력을 확보한 화력발전과 제철소 관련 수주가 해외에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악영향을 받았다”며 “LNG터미널은 민간 기업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자체 설계가 가능한 역량을 갖춘 만큼 이번 수주를 토대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