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임기 중 이해할 수 없는 평가점수를 받았다며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22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임기 도중 232건에 이르는 단체 징계를 받았음에도 2020년 단체운영 건전성 평가에서 대한체육회로부터 만점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정몽규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2연임 심사(임원 연임제한 예외인정 심의)’를 통과해 연임을 승인받았다.
 
개혁신당 천하람 “축구협회 단체징계 232건에도 정몽규 평가점수는 만점"

▲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2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연임 과정에서 받은 평가 점수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천하람 의원실>


정몽규 회장과 같은 심사를 받은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 회장과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은 단체운영 건전성 평가에서 만점을 받지 못했다. 징계 건수를 살펴보면 대한핸드볼협회는 17건, 대한양궁협회는 2건의 단체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한체육회의 ‘단체운영 건정성 평가지표’가 징계 증가율 하나만을 놓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징계 증가율 0%를 기록하며 10점 만점을 받은 반면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양궁협회는 각각 140%, 200%의 징계 증가율로 대한축구협회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천하람 의원실은 전체 예산 대비 미진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협회장들과 동일한 재정기여도 평가를 받은 것도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정몽규 회장은 첫 번째 축구협회장 임기인 2017년부터 2020년 사이에 협회에 연평균 12억 원을 기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연평균 65억 원, 정의선 회장은 연평균 36억 원의 기부금을 냈다.

지원액이 현저히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세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재정기여도 평가에서 모두 같은 25점을 받았다. 대한체육회의 심사 기준에 따르면 협회장이 연평균 8천만 원 이상을 협회에 기여하면 대한체육회는 만점인 15점을 부여한다. 연평균 2억3천만 원 이상을 기부하면 가산점 10점이 추가로 주어진다.
 
천하람 의원실은 협회별 전체 예산 대비 기여도를 살펴본다면 그 차이가 더욱 현저해진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으로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양궁협회의 한 해 예산이 각각 150억 원, 120억 원인 반면 대한축구협회의 한 해 예산은 1876억 원에 이른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4년간 징계 2건에 불과한 양궁협회는 6점을 받고 232건에 달하는 징계를 받은 축구협회는 만점을 받는 납득 불가능한 평가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며 “재정기여도 역시 각 협회의 예산 규모에 따라 달리 평가하는 등 합리적 평가 기준을 도입해 더욱 엄격한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러 체육협회의 비리, 방만 운영, 협회장들의 조직 사유화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정부로부터 감사까지 받고 있다”며 “앞으로 국정감사를 통해 축구협회의 보조금 집행과 법인세 납부와 관련해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