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광주와 전북, 제주 등 호남권 현역의원이 무더기로 탈락해 정치적 텃밭에서 ‘물갈이’가 본격화했다.

국민의힘도 안방인 대구경북(TK) 지역구 경선을 진행하는데 현역의원이 대거 교체될지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TK 지역구 경선 결과에 따라 지금껏 민주당과 비교해 순탄하게 진행되던 국민의힘 공천과정에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1차 경선서 호남권 물갈이 본격화, 국민의힘 TK 경선 결과 초미 관심

▲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관위부위원장이 1차 경선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22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차 경선이 펼쳐진 광주와 전북, 제주 등 호남권 지역구 5곳에서 현역의원 5명 전원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광주 북구갑 조오섭 의원은 정치 신인인 정준호 변호사에게, 광주 북구을에서는 이형석 의원이 전진숙 전 광주시의원에게 패했다. 광주 동남갑에서는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가 윤영덕 의원을 꺾고 공천을 확정지었다. 

전북 익산갑에서는 3선 의원을 지낸 이춘석 전 의원이 김수흥 의원을 이기고 후보로 확정됐다. 제주 제주시 갑에서도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송재호 의원을 이기고 공천티켓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호남권에서 현역의원들이 일제히 패배한 것을 두고 '현역 물갈이' 민심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권을 제외한 서울과 경기·인천, 대전 등 경선에서는 현역의원들이 도전자들을 물리쳤다. 

매일경제신문·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과 6일 무선 90%·유선 10% 혼합 전화면접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역 의원 교체를 지지하는 여론이 호남(56%)에서 가장 높았다.

민주당의 경선 결과와 맞물려 국민의힘도 안방인 대구·경북(TK) 지역구 경선에서 현역의원들이 승리할 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1일 대구 2곳과 경북 6곳(포항북, 포항남울릉, 경주, 김천, 구미갑, 상주문경)을 경선 지역구로 결정했다. 경선결과는 오는 28일 발표된다.
 
민주당 1차 경선서 호남권 물갈이 본격화, 국민의힘 TK 경선 결과 초미 관심

▲ 국민의힘 대구경북 경선결과에서 현역의원이 얼마나 교체될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 <연합뉴스>


물갈이 정도에 따라 그동안 순탄했던 공천 과정에 혼란이 커질 공산이 크다. TK는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곳으로 이른바 '용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출신을 포함한 친윤(친윤석열) 인사와 현역의원이 유독 많이 겨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19일 국회방송 국회라이브6에서 “(국민의힘도)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대구·경북 공천을) 뒤로 미뤄놓은 것”이라며 “경선을 실제로 한다고 했을 때 과연 경선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꽤 있어 끝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는 5선의 주호영 의원(수성갑)을 필두로 대부분의 현역의원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주 의원은 검사 출신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과 양자 경선이 진행된다. 김용판 의원(달서병)은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라는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대구 서구에서는 김상훈 의원과 성은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경선을 치른다. 

임병헌 의원(중남구)은 도태우 자유변호사협회 회장, 노승권 전 대구지검 검사장과 경쟁을 펼친다. 김승수 의원(북구을)은 이상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황시혁 국민의힘 중앙청년위 부위원장의 도전을 받고 있다.
 
대구 동구을은 지역구 현역의원인 강대식 의원을 비롯해 서호영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환경분과 부위원장, 우성진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국민소통분과 부위원장, 이재만 전 대구광역시 동구청장, 조명희 의원 등 5명이 경선 승리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을에서는 이인선 의원과 김대식 전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청년정치시대 특별위원이 경선을 펼친다.

경북 포항북구에선 김정재 의원과 윤종진 전 국가보훈부 차관이, 김천에선 송언석 의원과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구미에선 구자근 의원과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양자 대결을 펼친다. 상주문경 선거구에서도 임이자 의원이 원외인사인 고윤환, 박진호 등과 경선을 치른다.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TK 현역의원 교체율이 64%였다. 앞서 2016년 총선 때도 대구와 경북의 현역 의원 교체율은 각각 75%와 46.2%를 기록해 총선 때마다 절반 이상이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TK 지역구 25곳 가운데 단수공천을 받은 사람은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만희, 정희용 의원 등 4명뿐이다. 국민의힘은 TK와 서울 강남 지역에서 컷오프 대상자 2명을 결정해야 하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TK는 우리당 지지율이 아주 높아 무소속으로 나와도 우리 당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무난한 공천과) 좀 다를 것"이라며 "TK는 조금 더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