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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총선 등판 쪽으로 가까이, 존재감 걸맞는 바람 일으킬지 여야 촉각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3-11-21 14: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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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등판 가능성이 정치권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 장관이 총선에서 이 전 대표의 공백을 메워주는 이상의 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라는 모양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 출마가 윤석열 정부를 대표하는 인물로 중도층까지 지지세를 확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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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꽃을 들고 11월21일 대전광역시 한국어능력 등 사회통합프로그램 CBT 평가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장관은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얻으며 정치권 진출이 꾸준히 언급돼왔다. 하지만 한 장관이 실제로 정치에 뛰어들어 얼마나 능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2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직접 겨냥한 발언을 하며 정치적 행보를 이어갔다. 

한 장관은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탄핵소추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고위공직자가 법카(법인카드)로 일제 샴푸를 사고 소고기·초밥을 사 먹는 게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나왔던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일본 브랜드 샴푸를 법인카드로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제기됐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방문해 “총선은 국민들 삶에 중요한 것인 건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선 출마설을 일축하던 기존 자세와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총선 등판론에 급격하게 무게가 실렸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거나 내년 총선에서 한 장관을 비례대표로 배치한 뒤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전국 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든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중앙선대위 공동본부장이든 하면서 최고 격전지라 평가될 수밖에 없는 수도권에서의 총선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한 장관에게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체로 한 장관의 총선 출마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국 이슈를 주도했지만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데다 이준석 신당, 인요한 혁신위와 당내 중진 의원 사이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 장관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여겨진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20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처럼) 경쟁력 있는 그런 분들이 와서 (당을) 도와야한다”며 한 장관 총선 출마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반면 민주당은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를 상징하는 인물인 만큼 여권 지지층에 호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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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진 페이스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 장관 총선 출마와 관련해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43억원의 재산을 가진 (한 장관이) 어려운 서민과 국민들이 사는 모습 속에서 고통과 고난, 힘든 모습, 월세, 전세, 그리고 취업 이런 것에 대한 과연 고민이 있겠느냐”며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들이 지금 벼르고 있는 것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런데 윤석열의 아바타 한동훈이 나서면 정권심판론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그동안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군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한 장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상세히 들여다 보면 중도층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 기준 차기 대권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한 장관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22년 6월로 4%였다. 이후 9월 9%, 12월 10%로 오르며 여권 1위 후보에 등극했다. 이후 11~12% 수준을 나타내다 10월 14%까지 올랐으나 11월에는 13%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층의 한 장관을 향한 대권후보 지지도는 지난해 6월 9%에서 시작해 9월 22%, 12월 25%로 상승했다. 올해 3월(24%), 6월(25%), 9월(29%)을 거쳐 10월에 35%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1월 31%로 낮아졌다.

전체 국민 대상 지지도와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도 사이 격차는 10~15%포인트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기를 많이 얻으려면 권력자를 치받아야 되는데 한동훈 장관은 옹호하고 방어하는 입장이다"며 "지지층을 결속할 수 있지만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장관의 정치적 중량감이나 주목도와 별개로 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뒤 이민청, 촉법소년 연량 하향, 마약수사 강화 등 여론의 호응을 얻을만한 정책이슈를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로 연결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여기에 한 장관은 직접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해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 사례 등 인사 실패가 이어지며 ‘부실검증’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일 고위전략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 검증에 한 장관의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없다는 의견보다 훨씬 높다는 게 자체 (여론)조사 결과”라며 “총선 출마보다 본업에 충실해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한 장관은 검사 시절 ‘조선제일검’이라 불리며 이름을 날렸지만 장관 취임 후 '본업'에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직접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이 각하당한 데 이어 "증거가 차고 넘친다"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도 기각됐기 때문이다.

악화하고 있는 검찰 평판도 문제다.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검찰 신뢰도(45.1%)는 한 장관 취임 전인 전년(50.1%)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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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한 장관이 정치인으로서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0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한 장관을 두고 "장관으로는 다른 장관에 비해 비교적 신선미를 갖다 준 사람이고 소신을 피력해 어느 정도 지지기반을 만든 사람"이라면서도 "아직 정치인으로서 평가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 하루도 안 해본 분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오히려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며 "공동선대위원장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여권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한동훈 장관의 면모가 전국적 선거를 지휘하는 능력으로 나타나리라는 것은 섣부른 기대"라고 바라봤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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