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11-02 15:23:59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 김포시를 비롯한 수도권 관련 지역의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김포를 비롯 서울에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경기 지역 다수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을 계기로 국민의힘 후보군의 도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30일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대구·경북(TK) 포함 영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중진급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설도 나오고 있어 '메가시티 서울론'과 결합하면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를 당 차원에서 본격 추진하기로 나서면서 김포를 비롯한 경기도 지역이 총선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직접적으로 서울시 편입이 거론된 김포는 현재 갑, 을 지역구로 나뉘어져 있다. 갑 지역구는 김주영 민주당 의원, 을 지역구는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 모두 초선 지역구 의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포 갑 지역구에 박진호 당협위원장, 을 지역구에 홍철호 당협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사람 모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패했다.
홍철호 당협위원장은 김포시 서울 편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홍 위원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 창업주로 김포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고 현 김병수 김포시장 역시 홍 위원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홍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포시의 교통·교육·의료·기업 유치 문제를 여태 경기도가 해결해 주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로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호 위원장도 10월31일 김기현 대표가 김포시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 자리에 참석해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박상혁, 김주영 의원은 아직까지 김포시 서울 편입에 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박 의원은 지난 10월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돼 서울시가 확장되면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지정권자는 서울시가 되는 것인가”라고 질문하며 김포시 서울 편입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포 외에 서울 인근 도시들도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힘을 실었다.
경기도 과천, 광명 등 서울 편입 후보로 거론되는 다른 도시들 역시 지역구 상황은 김포와 비슷하다.
▲ 경기도 김포시 지역구 현역의원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사진 왼쪽)과 박상혁 민주당 의원.
경기 의왕·과천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공격수로 떠오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의원 역시 초선이다.
이 의원은 서울 메가시티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의원은 1일 KBS라디오 주진우라이브에서 “지금 민주당 내에서도 (서울 편입과 관련해) 내용적으로 토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선거를 앞두고 의견 수렴이나 공론화할 기회가 없는 상태에서 추진하는 것은 조금은 성급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인 최기식 변호사가 올해 1월 의왕·과천당협위원장에 임명돼 조직을 정비하며 총선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국민의힘 사고 당협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심재철 전 의원 등을 제치고 선정됐는데 윤석열 정부의 검찰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경기 광명시도 갑·을 모두 민주당 초선인 임오경, 양기대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비명(비이재명)계인 양기대 의원에게 비례대표 출신인 양이원영 의원이 도전하고 있다.
양기대 의원은 광명시 서울 편입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임오경 의원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는 권태진 광명 갑 당협위원장이 전날 광명시를 서울에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광명 을은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아직까지 당협위원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편입이 언급되는 경기 하남시 현역 의원은 민주당 초선 최종윤 의원이다. 최 의원은 1일 입장문을 내고 "총선용 당리당략과 졸속 행정을 경계해야 한다며 "하남이 대형도시로 거듭나거나 특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곳에 행정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지 깊이 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창근 당협위원장이 하남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서울 편입과 관련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별도의 추진위원회 구성도 준비하고 있다.
메가시티 서울 추진을 계기로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PK(부산·경남)나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이 수도권에 투입될 가능성도 떠오른다. 당론으로 서울 편입을 추진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 당 지도부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자연스레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메가시티를 논의할 국민의힘 수도권주민편익 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시 부산 지역 5선 의원인 조경태 의원이 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구청장도 세 번 이상 못 하지 않느냐”며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출마 금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장 선임 이후 줄곧 김기현·주호영 등 영남 다선 의원의 험지 출마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