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본 오염수 방류 현실화에 총공세, 국민의힘 '괴담론'으로 반박

▲ (사진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정식·정청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8월24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전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두고 정부의 대응을 강도 높게 질타하고 있다. 또 국회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장외 여론전까지 펼치며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답보상태인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정국 주도권을 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가 24일 오후 1시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선제적 입법’과 ‘장외투쟁’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산물 수입 금지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강화 △방사능 피해를 어업 재해로 인정 △피해 지원 기금 마련 및 일본 정부에 구상권 청구 등을 담은 ‘특별안전조치 4법’ 발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24부터 27일까지를 ‘1차 집중행동’ 기간으로 정해 대여공세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과 함께 오염수 투기 저지 공동행동에 나섰다. 이어 25일에는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모여 광화문에서 대통령실까지 국민행진을 진행하며 26일에는 오염수 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 대회를 연다.

여기에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펼쳤던 우원식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은 27일 일본 후쿠시마 현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본 사회민주당과 입헌민주당 집회에 참석한다. 
 
민주당 일본 오염수 방류 현실화에 총공세, 국민의힘 '괴담론'으로 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23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오염수 방류 반대 촛불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관 앞에서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직자, 시·구의원, 권리당원 1천여 명이 모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당 차원의 촛불집회를 연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7년 만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당력을 총 결집해 공세를 펼치는 핵심 포인트는 ‘정부여당이 오염수 방류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는 점과 ‘어민들 지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긴급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는 방류에 문제가 없다며 대통령실 예산으로 오염수 안전성을 홍보까지 했다”며 “이 정권은 일본과 핵 오염수 투기의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국회 외통위와 이날 농해수위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 윤석열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승남 의원은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조 장관을 향해 “방류 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나라가 너무 굴욕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에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에 우리 어업계의 피해와 관련된 청구권을 행사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조 장관이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김 의원은 "우리 어민 피해가 발생했는데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니 해수부 장관으로서 할 말이냐"며 목소리를 높여 조 장관을 질타했다.

민주당은 여론전 수위를 높임으로써 최근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4월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 직후 오염수 문제를 파고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지지율 격차를 두 자릿수 이상으로 벌린 바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방류 이전과 이후의 민심은 다를 것”이라며 "국민 체감도나 민감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염수 문제가 정부여당에 불리하다는 점도 민주당이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로 여겨진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KBS라디오 배종찬의 시사본부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과) 세부적 합의를 하고 있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그래도 걱정”이라며 “(여론 악화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바라봤다.

최근 30%대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7월1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로 오염수 방류가 확정된 뒤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32%)은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 이유 1위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14%)였다.

정부여당은 민주당의 총공세에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괴담’과 ‘선동’이라는 반박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는 오로지 국익과 국민 안전을 생각하며 나아가고 있다”며 “정부를 믿고 과학을 믿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근거 없는 괴담으로 괴담정치꾼 행태를 반복하는 걸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 먹거리와 수산업, 요식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철저히 정략적 이익의 제물로 삼는 민주당의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