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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행장 공백'에 디폴트옵션 '지각 출발', 조병규 핸디캡 극복 카드는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3-08-03 14: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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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시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규모 면에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뒤쳐지는데 자칫 디폴트옵션 출시 이후 후발주자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어서다. 조병규 행장이 올 하반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리은행 '행장 공백'에 디폴트옵션 '지각 출발', 조병규 핸디캡 극복 카드는
▲ 우리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7월28일 서울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모습. <우리은행>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으로 주요 은행의 퇴직연금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우리은행은 다소 늦게 시동이 걸린 모양새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지시하지 않으면 사전에 지정해 놓은 방법으로 퇴직금을 운용하는 제도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달 본격 시행됐다. 2005년에 시작된 퇴직연금 제도가 무관심으로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만들어졌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퇴직연금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디폴트옵션 시행을 전후로 각종 이벤트를 내놓고 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은 첫걸음을 비교적 더디게 내딛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디폴트옵션 운용규모는 다른 4대 은행보다 작았다. 2분기 기준 신한이 3332억 원으로 선두로 달려나갔고 KB(3117억)와 하나(1476억), 우리(636억)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디폴트옵션뿐 아니라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우리은행이 뒤처진다는 점이다.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IRP를 모두 더한 전체 퇴직연금 규모는 6월 말 기준 신한이 36조7475억 원으로 가장 많고 KB(33조6491억)와 하나(29조4897억), 우리(21조3034억) 순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행장 공백'에 디폴트옵션 '지각 출발', 조병규 핸디캡 극복 카드는
▲ 2분기 기준 퇴직연급 적립액 현황. 자료는 금융감독원 자료 갈무리.
우리은행의 이 같은 부진은 수장 공백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원덕 전 행장이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우리은행장 자리는 3월 초부터 7월까지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7월 디폴트 옵션 시행을 앞두고 전략을 총괄해야 할 수장 공석은 조직역량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요소다.

행장 공백은 퇴직연금뿐 아니라 은행경영 전반에서도 큰 이슈였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일단 조병규 행장의 의지 아래 착실히 재정비하고 있다.

조 행장은 최근 취임 뒤 주재한 첫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리 현 주소를 냉정히 인식하고 다른 은행과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키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노력하자”며 “BIZ프라임센터, TWO CHAIRS W 등 영업 특화조직이 우리은행 새 시작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하고 조 행장이 이어받아 힘쓰고 있는 기업금융 역량 증대도 퇴직연금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기업고객을 유치해 그 기업의 퇴직연금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전반적 기업금융 영업력과 관계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퇴직연금을 유치하려면 그 기업의 자금 융통뿐 아니라 기업 직원들의 월급과 대출, 예금, 퇴직연금 등과 관련된 부분을 두고 조율해야 해 기업 전반 영업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우리은행은 이밖에도 상품경쟁력 강화와 고객관리 차별화, 수수료 면제 혜택 확대 등 다방면에서 퇴직연금 시장 고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품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은행권 최다 수준을 목표로 상품을 늘리는 한편 퇴직연금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리금보장 상품 경쟁력도 높인다.

우리은행은 연말에 순위를 끌어올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말에 다수의 기업들이 퇴직연금 거래은행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납입을 월납으로 하기도 하지만 연말에 몰아서 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11월과 12월에 움직이는 곳이 많다”며 “연말에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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