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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규제 완화 절실, 이재용 설득할 카드는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4-26 14: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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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규제 완화 절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설득할 카드는
▲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누바르 아페얀 모더나 이사회 의장(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닥친 '미중 대결'이라는 사상 최대 위기를 헤쳐나갈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산업 때리기가 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중국사업 관련 리스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용 회장은 미국 정부가 그리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 구상에 일정 부분 협조하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생산시설에 반도체장비 반입 유예기간을 연장하고 미국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가운데 독소조항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추가 투자 등의 선물을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용 회장은 현지시각 25일 워싱턴 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고려해 “강력한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 양국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미래 70년의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자리에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회장과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회장 등 미국의 주요 삼성전자 반도체 협력사 경영자들도 참석했다.

모임 참석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미국 기업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반도체장비는 대부분 램리서치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으며 퀄컴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기업은 삼성전자의 주요 메모리반도체 고객이다.

이를 고려하면 이 회장의 발언은 미국과 한국이 미래에도 반도체산업에서 함께 갈 수밖에 없는 파트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주도의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과 삼성전자의 역할은 최근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미국 내에서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대만 TSMC 주식을 대거 매도한 이유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을 정도다.
 
[오늘Who]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규제 완화 절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설득할 카드는
▲ 삼성전자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내부.
하지만 미국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사업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당장 올해 10월부터 미국의 반도체장비 대 중국 수출 통제 유예기간이 만료되면 삼성전자는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를 중국 공장에 반입하지 못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플래시의 40%를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만약 유예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중국 공장에서는 첨단 낸드플래시 생산이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재용 회장이 이번 미국 방문 일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유예기간 연장이 꼽힌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우리 경제를 위해 무엇을 챙겨야 하나' 토론회에서 “한국의 미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 노력과 함께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서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확고한 입지를 강력하게 어필해야 한다”며 “기존 유예기간을 연장하거나 한국 업체를 수출통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도체산업 강화에는 한국의 협력이 필수적임을 강조해 최대한 우리기업들에게 유리한 조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미국 반도체법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사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미국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는 동맹국들 입장에서도 난감한 요소들이 많다. 특히 초과이익 환수, 회계자료 제출, 중국공장 증설 제한 등과 같은 조항은 독소조항으로 하부규정 등을 통해서 기준을 완화해야 할 필요가 크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미국 반도체법의 엄격한 조건은 한국과 대만 반도체기업의 미국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 사업 규제와 관련한 협상을 위해 추가적인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가 투자라는 선물을 미국 정부와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에 향후 20년 동안 반도체공장 11곳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해 인센티브(정부 보조금) 승인까지 받은 상황이다. 투자규모가 약 2천억 달러가 넘는 수준인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현지에 상당기간 머물며 현안을 점검하고 사업방향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공판일이 5월26일로 잡혀있다. 이에 따라 테일러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애플, 구글 등 빅테크 CEO들도 만나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미래를 구상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양항자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 유일주의, 민관학 공동 대응 토론회’에서 “반도체는 첨단산업을 넘어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핵심기술”이라며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패권을 지렛대로 국내 기업의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반입 예외 연장, 미국 반도체지원법 독소조항 재검토 등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 교섭해야 한다”며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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