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유전자치료제 상용화 준비 착수, 김선영 기술수출도 자신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엔젠시스’ 관련 시판 및 상용화 준비에 들어갔다. 임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준비를 먼저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헬릭스미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선영 대표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성공에 대한 믿음으로 가득했다.

엔젠시스는 혈관 생성과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HGF를 발현하는 약물이다. 현재 미국에서 당뇨병성말초신경병증(DPN) 대상 치료제로 임상3-2상이 진행되고 있다. DPN은 혈당이 높아져 신경세포나 혈관이 손상되면서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헬릭스미스는 앞서 2019년 엔젠시스 임상3-1상에서 고배를 마신 적 있다. 엔젠시스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했을 때 의미 있는 통증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는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엔젠시스에 따른 통증 감소 효과가 큰 대상자를 모집해 임상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당뇨병성말초신경병증 치료제로는 '가바펜틴', '프리가발린' 등이 주로 쓰이는데 헬릭스미스가 기존에 진행됐던 임상2상을 분석한 결과 가바펜틴과 프리가발린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는 진통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임상3-2상도 가바펜틴, 브리가발린 비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됐다.

임상3-2상은 25일 기준으로 대상자 152명 가운데 134명이 등록됐고 8월 초까지 등록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7월 중순 헬릭스미스와 별개의 IDMC(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로부터 임상 중간 분석결과를 전달받을 것으로 예정됐다.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출되는 임상 중간 분석은 임상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지 또는 임상 대상자를 더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권고를 포함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임상 중단 권고가 내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중간 분석결과는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측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내년 2월 톱라인 발표가 가능할 것이다”며 “메이저 제약바이오기업들에서 관심을 갖고 있고 이전에 흥미를 보이지 않던 기업들과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톱라인은 임상 성패를 알 수 있는 데이터를 말한다.

엔젠시스 임상3-2상이 곧 마무리되는 만큼 헬릭스미스는 상업화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기술이전을 논의하는 한편 엔젠시스의 투여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엔젠시스는 분말형으로 제조되는데 병원에서 이를 공급받아 주사제로 만들어 투여해야 한다. 김 대표는 이런 투여 과정을 더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사전충전형 주사기(프리필드 시린지), 무바늘 주사(니들프리 인젝터) 등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엔젠시스 사전충전형 주사기 개발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기초 개발이 거의 끝났고 이제 디자인과 매출 원가 등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며 “최근 바이오USA 행사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들은 결과 외부 기업에 기술이전할 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여기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엔젠시스의 임상3-3상도 준비하고 있다. 엔젠시스 투약 횟수와 투약 기간을 확대해 장기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임상3-3상은 2024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김 대표는 임상3-2상의 성과만으로 기술수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엔젠시스의 시장 경쟁력이 대단히 큰 만큼 충분히 기술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나 내년에는 파트너십을 찾아 재무적인 ‘퀀텀 점프’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헬릭스미스는 앞서 2017년 기준으로 엔젠시스의 미국시장 사업가치를 측정한 바 있다. 당시 조사기관에 따라 6조8천억 원에서 16조 원에 이르는 가치가 추산됐다.

김 대표는 시간이 지나면서 당뇨병 환자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 엔젠시스 시장규모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