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글로컬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끊어졌던 국제선 항공노선이 속속 복원되면서 윤 사장이 애초 펼치고자 했던 글로컬 경영 전략 수행이 가능해졌다. 
 
지방공항 국제선 운항 재개 본격화, 윤형중 '글로컬 전략' 점화 준비

▲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23일 한국공항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6월 들어 지방공항의 국제선 운항 재개가 본격화되고 있다.

양양국제공항에서는 24일부터 플라이강원이 필리핀 클라크필드로 주 2회 항공편을 운항하면서 2년4개월 만에 국제 항공노선의 운항이 재개됐다. 7월에는 청주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 등에서도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열린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미 지난 3일에 태국 단체 관광객을 실은 부정기편이 도착했고 15일부터 싱가포르 직항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김해국제공항 역시 5월31일부터 일본 후쿠오카행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 항공노선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미 주당 182회의 국제선 운항 허가가 나온 상태다.

특히 윤 사장에게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을 오가는 항공노선의 운항이 오는 29일 재개되는 것이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김포국제공항에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김포 쪽의 국제선이 모두 사라졌지만 다행히 2년 만인 2003년 이 노선이 다시 열리면서 국제공항의 면모를 되찾았다.

당시 하네다공항 역시 중국과의 외교 문제 때문에 남겨 놓은 대만 노선을 제외하고 나리타공항에 모든 국제선을 넘긴 상황에서 다시 국제선을 열었다.

한국과 일본 사이 수도를 도심 가까이에서 연결하는 항공노선인 만큼 이용객 수가 연간 200만 명을 넘는 등 대표적 알짜노선으로도 꼽힌다.

윤 사장은 김포-하네다 노선의 복원 분위기가 일자 올해 3월과 5월에 하네다공항을 운영하는 일본공항빌딩과 화상회의를 열어 운항 재개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해 왔다. 

지방공항의 국제선 운항 재개는 한국공항공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하는 데 있어 필수적 과제였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항공노선에 방역 규제를 강화하면서 2020년 4월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의 입국 일원화’ 정책을 실시했다.

지방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전면적으로 중단된 것인데 이에 따라 지방공항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윤 사장은 지난 5월에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국제선 이용자가 2019년 대비 99.8% 줄었지만 국내선 활성화라는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면서도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국제선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한 조치의 조기 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의 매출은 2019년 9709억 원에서 2020년 5803억 원, 2021년 5800억 원 등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1284억 원을 냈지만 이후 영업손실이 2020년 2609억 원, 2021년 2739억 원에 이르는 등 적자 전환됐다.

윤 사장은 올해 2월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글로컬 전략’, ‘초융합 글로컬 공항그룹’ 등을 경영목표로 내세우며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선 성장을 강조해 왔다.

글로컬을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교통수단의 발달에 따른 지역성과 세계성의 융합을 뜻하는 단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김포, 김해, 제주공항 등 일부 지방공항만 흑자는 내는 상황이었던 만큼 신기술의 적극 도입 등과 함께 지방공항과 지역사회의 밀착을 강화해 국제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윤 사장은 지방공항의 국제 항공노선 운항 재개에 발맞춰 조만간 새로운 경영방침 등 구체화된 사업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진다.

윤 사장은 지난 5월2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컬 전략의 실질적 방안으로 “2025년 ACI(국제공항협회) 총회를 부산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ACI 총회를 통해 국내 유수 기업과 협업으로 미래 항공교통수단인 도심항공교통 ‘UAM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등 김해공항이 위치한 부산을 ACI 회원국에 알리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