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약세 장기화, 골드만삭스 “금리 인하 직전까지 반등 어렵다”

▲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직전까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사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왔다.

연준이 당분간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증시 조정기간도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될 때까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 증시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연준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때까지 저점에 이르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바아봤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1년 동안 15% 이상 조정을 겪은 사례는 모두 1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1건에 이르는 조정 기간은 미국 연준에서 금리 인하를 포함한 통화정책 완화를 실시한 뒤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근거로 현재 미국 증시도 “연준에서 금리 인하를 추진하기 직전에서야 저점을 기록한 뒤 본격적으로 반등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이제 막 공격적 금리 인상을 시작한 시점인 만큼 최근 미국 증시 하락을 이끈 주식 매도세도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증시가 저점을 기록할 때까지 투자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을 수 있다”며 “연준은 올해 여러 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반기에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결국 투자자들이 미국 소비 지표와 부동산시장 흐름 등을 근거로 미국 경제 방향성을 파악한 뒤 주식 매도세를 이어가며 증시 조정기간 장기화를 이끌 공산이 크다.

시장 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포함된 상장기업들은 평균적으로 3분기와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순이익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S&P500 지수는 기업들의 이런 실적 전망을 평균적 수준으로 반영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영향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아져 주식시장에 다시금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몇 주 동안 투자자들과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경기침체를 피하고 물가를 안정화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증권사 JP모건도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침체 발생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연준이 경기침체에 대응해 서둘러 금리를 낮추며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태도를 바꾼다면 미국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인용해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한다면 미국 증시는 이를 빠르게 반영해 상승할 수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