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최근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에 10~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다양한 5G요금제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100GB 이상 데이터 제공 상품을 주력 5G요금제로 삼고 있어 사실상 통신비 인하 압박에 놓이게 된 처지가 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


다만 5G통신이 상용화된 지 3년째인데도 아직 4G(LTE) 가입자 수가 5G 가입자 수의 2배를 넘는 만큼 다양한 5G요금제가 출시되면 5G 전환속도를 높이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등의 인상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압박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통신비가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 물가 정책에서 주요 관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22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월평균 가계 통신비는 12만2천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이통사를 향해 지속해서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통신비와 관련해 5G요금제 개편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어르신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5G요금제뿐 아니라 특히 그동안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셌던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5G 중간요금제는 100GB 안팎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주력 5G요금제 상품과 10GB가량을 제공하는 저가요금제 사이에 신설되는 새로운 요금제를 말한다. 

현재 이통3사의 5G요금제는 대부분 10GB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양극화되어 있다.

정부는 직접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대신에 다양한 5G요금제를 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이는 동시에 이통사 사이 요금인하 경쟁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이통3사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만큼 다양한 5G요금제가 출시된다면 이통3사로서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로 양극화된 현재 체계 아래서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5G요금제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5G통신 고객 1인이 사용하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5.9GB로 집계됐다. 기존 요금제에서는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이통3사들이 중간요금제 출시시점을 최대한 늦출 것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정부는 애초 7월 중으로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추진했지만 이통사들은 요금제를 설계하고 이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들어 중간요금제 출시시기를 8월 중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7월7일 예정된 이통3사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중간요금제의 조기 출시에 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양한 5G요금제가 출시하더라도 이통사의 가입자당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5G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상용화된 지 3년여가 지났는데도 올해 4월 기준 4G 가입자 수는 4755만 명으로 5G 가입자 수(2347만 명)보다 2배 이상 많다.

다양한 5G요금제가 많이 나온다면 4G요금제에서 5G요금제로 바꾸는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로 인해 이통사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이 최소한 떨어지진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G 중간요금제로 가격 부담을 느낀 4G 가입자들의 5G 전환이 기대된다”며 “고가요금제 5G 가입자의 요금 인하가능성에도 전체 가입자당 평균매출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