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국내 3대 게임개발사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이 TV에 연결해 즐기는 콘솔게임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콘솔게임 내수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더구나 콘솔게임 글로벌 개발사들이 인력난 등으로 신작가뭄을 겪는 점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게임업체 '3N' 콘솔게임 성장동력 삼는다, 글로벌 진출여건 무르익어

▲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로고.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잇달아 올해 하반기 전략 콘솔게임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쓰론앤리버티'를, 넥슨은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콘솔게임 형태로 출시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넷마블은 대표작 세븐나이츠를 콘솔게임 플랫폼 닌텐도에 이식한 세븐나이츠타임원더러를 이미 내놨다.

3N은 잇달아 콘솔게임을 내놓는 것은 최근 내수시장이 급성장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콘솔게임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에서 100만 대 이상 팔렸다. 소니의 플래이스테이션4는 110만 대, 플레이스테이션5도 17만 대가 팔리면서 유의미한 내수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게임시장은 2020년 1조2815억 원으로 2019년보다 57.3% 성장했다. 2023년에는 그 규모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콘솔게임 내수시장 형성되면 글로벌시장을 공략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콘솔게임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26%로 얘기가 달라진다. 2021년 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약 288조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콘솔게임시장은 75조 원으로 추산됐다.

3N의 맏형격인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엔씨소프트의 최우선 목표는 글로벌 게임회사로의 더 확고한 도약”이라며 "신작을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하여 엔씨소프트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콘솔게임시장 공략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글로벌 콘솔게임 시장은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콘솔플랫폼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다. 나라별로 접근해야 하는 모바일 게임시장과 달리 콘솔게임시장은 특정 콘솔플랫폼에 입점하는 것만으로 전세계에 마케팅을 펼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N이 콘솔게임 진출에 고삐를 죄는 것은 기존 주력분야인 모바일게임 시장이 주춤하는 점과 관계가 깊다.

글로벌 모바일게임시장은 올해 1분기 2019년 이후 처음 역성장을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은 212억 달러(약 27조 원)로 2021년 1분기보다 6% 감소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각각 10%, 18% 줄었다.

모바일게임의 최대시장(약 40조 원)인 중국의 문이 굳게 닫혀있는 점도 모바일게임 외 성장동력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정부는 2021년 7월 게임을 '청소년의 아편'으로 규정하고 게임서비스 허가증인 '판호'의 발급을 중단했다. 그 뒤 2022년 4월 자국게임에 대한 내자판호 발급을 일부 재개했으나 여전히 외국게임을 위한 외자판호 발급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뒤 글로벌 콘솔게임 업체들이 인력난 등으로 신작가뭄을 겪고 있는 점도 3N의 콘솔게임 시장 진출에 우호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영향으로 신작 게임개발에 차질을 겪은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개발에 차질을 겪으며 매물로 나온 대형개발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유명 개발사 EA는 애플, 디즈니와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유비소프트도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대 게임쇼 E3는 6월로 예정됐던 게임쇼를 취소했다. E3는 콘솔게임 중심 행사인데 개발사들이 내놓을 신작이 없었던 탓이다.

이에 게임업계에선 "게임 개발능력을 상대적으로 잘 보존한 3N이 글로벌 콘솔게임시장에 진출할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