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에 쓰일 투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 상장을 잇달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경제가 불안정한 데다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도 위축돼 있어 애초 기대만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를 놓고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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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연내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KT 계열사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가 상장 과정에서 공모주 흥행몰이를 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밀리의서재는 국내 1위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기업이지만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2021년 매출 289억 원, 영업손실 145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60.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도 110억 원에서 145억 원으로 32.5% 커졌다.

또 밀리의서재는 3일 1만3천여 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해킹사고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보안에 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2019년 6월에도 밀리의서재에선 1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밀리의서재는 5월2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상장절차에 돌입했다.

KT 내부에서는 밀리의서재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최대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재 밀리의서재의 기업가치를 3천억 원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KT는 2021년 9월 인공지능(AI) 기반 음악플랫폼 계열사 지니뮤직을 통해 밀리의서재 지분 38.6%를 464억 원에 인수했다.

K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회원들에 보상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사건이 기업공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의 또다른 계열사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연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6월 중으로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금융자회사 BC카드를 통해 케이뱅크를 지배하고 있다. BC카드는 올해 3월말 기준 케이뱅크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상장 이후 최대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동종업종의 카카오뱅크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케이뱅크를 향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2021년 8월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한때 시가총액이 45조 원에 이르렀지만 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9조7천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케이뱅크는 실적 면에서 카카오뱅크에서 크게 뒤진다.

케이뱅크는 2022년 1분기 영업이익 270억 원, 순이익 245억 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영업이익 884억 원, 순이익 668억 원을 기록해 케이뱅크보다 3배가량 좋은 실적을 보였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직원 1인당 총자산, 예수금, 대출 모두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크게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에 국내 기업공개 시장이 좋지 않아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절차를 철회했다는 점도 구 사장으로서는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부문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자회사 SK쉴더스, 원스토어가 5월 상장절차를 진행하다 이를 철회했고 연초에는 현대엔지니어링도 코스피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구 사장은 계열사를 상장시켜 이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확보한 자금을 해당 계열사에 재투자해 디지코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올해 비상장 계열사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의 기업공개를 검토하고 있으며 KT스튜디오지니의 상장도 조만간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BC카드,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사업을 하기 위해 분사한 KT클라우드 등도 구 사장이 상장을 추진할 계열사로 꼽힌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