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양을 당선으로 정치무대 복귀, 민주당 패배 책임론은 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인천 계양을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해 대선 패배 석 달 만에 중앙 정치로 복귀하게 됐다.

다만 국민의힘에 지방선거 승리를 내주면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패배 책임론에 맞서야 해 향후 행보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오전 0시23분 현재 37.17%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56.69%를 얻어 43.30%를 얻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당선이 유력하다. 

이 후보는 이번 당선으로 정치에 복귀해 차기 당권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통상적으로 대선주자들이 선거에서 패한 뒤 한동안 뒤로 물러나있는 것과 달리 이 위원장의 정치 복귀는 이른 편이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패배 이후 오히려 이 위원장의 팬덤이 형성되며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의 당원 가입이 몰리는 등 지지세가 유지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 후보는 보궐선거 출마와 동시에 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대선 석패가 무색하게 지방선거에서 참패가 확실해지면서 이 후보를 포함해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후보의 조기등판을 놓고 당내 비판이 있었으나 친이재명계 의원 및 지지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정치판에 복귀한 셈이라 당 안팎의 비판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 후보 스스로 조기 등판을 원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조기등판’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 안팎의 큰 지지를 등에 업고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 후보의 원내입성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선거기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쳤다. 점차 좁혀지는 지지율 격차를 놓고 당내에서도 ‘이재명 등판 효과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방선거 총괄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과반 승리'를 내걸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선거기간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 상황이 녹록치 않아 지원유세도 제대로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 

당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패배 책임론이 나오겠지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후보도 선거패배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이 후보 지역구가 속한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점은 향후 이 후보의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이 후보가 선거 패배 책임론을 뚫고 전당대회에서 당권잡기에 성공한다면 2024년 치르는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 하지만 친문재인계, 친이낙연계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돼 이 후보의 당권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선거 결과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낸 뒤 자세를 한껏 낮췄다. 그는 2일 새벽 SBS와 인터뷰에서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잘 받들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