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커피사랑꾼'으로 유명한 오너 경영인이 있다.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이다. 그는 자신이 잘 아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업의 확장을 노리고 있다.
 
청호나이스 옛 영광 되찾을까, '커피사랑꾼' 정휘동 자신감 보이는 이유

▲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정 회장은 얼음이 나오는 커피머신 ‘청호 에스프레카페’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워 커피사업을 청호나이스의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1일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정 회장은 커피머신정수기 판매 호조에 따라 5월 초 ‘청호 에스프레카페’의 올해 목표 판매량을 지난해와 비교해 기존 2배에서 3배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들어 커피머신정수기의 판매가 늘어나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4월 청호 에스프레카페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 늘어났다.

정 회장은 커피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커피머신정수기 개발부터 2014년 첫 출시까지 전 과정을 직접 이끌었다. 그는 앞서 얼음정수기가 정수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듯 커피머신정수기가 얼음정수기의 뒤를 잇는 히트상품이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정 회장이 정수기 개발과정에서 경기 부천에 있는 청호나이스 환경기술연구소를 꾸준히 찾아간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정 회장은 1993년 청호나이스 창립과 함께 환경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R&D)에 무게를 뒀다. 그 결과 2003년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0년대 미국 미네소타주 주립대학교에서 유학할 당시 공학석사 학위를 받은 뒤 현지의 정수기 회사 수석 엔지니어로 일했다. 1988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수질협회(WQA)의 수질관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이후 1993년 청호나이스를 세워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커피머신정수기는 커피머신과 얼음정수기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프리미엄 올인원 제품으로 2014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8종의 제품이 출시됐고 현재는 총 4종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2014년 7월 커피머신정수기를 ‘휘카페’라는 브랜드로 출시한 뒤 2021년 2월 브랜드명을 ‘에스프레카페’로 변경했다. 에스프레카페는 커피 추출 모듈을 변경하고 디자인을 강화한 청호의 2세대 커피머신정수기다.

청호나이스의 1세대 커피머신정수기 브랜드가 ‘휘카페’인 것도 정휘동 회장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회장은 5년 동안 휘카페 개발과정을 진두지휘하며 제품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남미와 에티오피아 현지를 방문해 커피를 연구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청호나이스에 커피사업부문도 새로 만들었다. 커피머신 판매뿐 아니라 커피캡슐 판매·정기구독 등으로 청호나이스의 커피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청호나이스의 캡슐커피가 국내에서 대중화된 네스프레소사의 캡슐 규격이 아닌 청호나이스 전용 규격으로 출시하는 것도 커피 맛을 연구한 정 회장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청호나이스의 커피머신정수기에는 네스프레소사의 커피캡슐이 크기가 맞지 않아 사용할 수가 없다. 심지어 휘카페와 에스프레카페 사이에도 전용 커피캡슐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이는 커피 맛을 개선하기 위해 커피 추출 모듈을 변경한 결과다. 

청호나이스의 커피사업부문은 4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캡슐커피’를 출시하면서 고급 커피 캡슐로 제품군을 늘리기도 했다. 올해 프리미엄 커피캡슐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도 세워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렌털업계 경쟁업체들은 정수기를 중심으로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반려동물 가전, 식물재배기, 안마의자, 비데 등으로 카테고리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커피머신정수기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청호나이스의 행보는 정 회장의 남다른 커피사랑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청호나이스의 정수기 사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가정용 커피머신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규모는 2018년 최초로 1천억 원을 넘은 데 이어 2021년에는 약 2천억 원까지 증가했다.

정 회장이 청호나이스 커피머신정수기로 정수기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옛 영광을 되찾을지 정수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면서 정수기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후발주자인 LG전자, SK매직, 쿠쿠홈시스 등과 렌털업계 경쟁에서 뒤쳐진 상태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에스프레카페 이외에도 ‘자가관리 직수정수기 셀프’, ‘언택트 얼음정수기’, ‘직수 얼음정수기 세니타 슈퍼’ 등 다수의 정수기 제품을 출시하며 정수기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