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6·1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만큼 주목을 끄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었던 인물들이 다시 겨루는 지역이나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갑내기 맞수부터 초박빙 대결까지, 화제의 기초단체장 선거구

▲ (사진 왼쪽부터)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장 후보, 주광덕 국민의힘 후보, 신상진 성남시장 국민의힘 후보, 배국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29일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경기 남양주시, 성남시, 부산 강서구, 강원 원주시 등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장 선거에서는 ‘동갑내기 맞수’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주광덕 국민의힘 후보가 6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

두 사람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남양주 병 지역구에 출마해 맞붙었다. 당시 주광덕 후보가 42.48%로 최 후보(38.40%)에 승리를 거뒀지만 두 후보의 표 차이는 4162표에 불과했다.

두 후보 모두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들로 이번 남양주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20대 총선이 끝난 뒤 최 후보는 총선에서 남양주시청 사무실을 돌며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됐는데 이번 남양주 시장 선거를 통해 정계 복귀를 꿈꾸고 있다.

주 후보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남양주 병 지역구에 출마해 3선을 노렸으나 김용민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그는 남양주 시장 선거에서는 최 후보에게 승리해 민주당에 설욕하고 정치적 입지를 다진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남양주는 3월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23만9179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20만3075표)를 앞선 지역이지만 이번 시장 선거 판세는 주 후보가 최 후보에 우위를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4일과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 후보가 51.5%의 지지율로 37.9% 지지율을 보인 최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경인일보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최민희 후보 38.9%, 주광덕 후보 49.0%로 주 후보가 앞섰다.

‘대장동 사건’의 진원지이자 현역 은수미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기 성남시장 선거도 관심을 끄는 지역이다. 

성남시는 기초자치단체지만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대선후보로 성장하며 무게감이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성남 중원구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와 문재인 정부에서 기재부 제2차관을 역임한 배국환 민주당 후보가 성남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신 후보와 배 후보 모두 국회의원과 관료 경험을 통해 ‘경륜’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며 자신이 재건축·재개발 문제 등 지역현안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성남시장 선거의 판세는 신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배 후보가 추격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더 리포트가 25일 발표한 성남시장 지지도조사에서 신상진 후보가 54.5%, 배국환 후보는 32.2%를 기록했다. 신 후보는 지역별로도 중원구(60.8%), 분당구(54.5%), 수정구(48.9%) 등 성남시 3개 구 모두에서 배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배 후보는 25일부터 사전투표율 50% 달성을 위한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민주당 지지층의 사전투표율을 높여 막판 역전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 구청장이자 3선을 노리는 노기태 민주당 후보와 부산시 관료 출신인 김형찬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하면서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부산CBS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42.2%, 김 후보는 48.2%로 집계됐으며 KBS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노 후보 42.5%, 김 후보가 43.0%로 나타났다.

노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인 42.9%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는 반면 김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인 53.5%보다 5%이상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선거가 혼전 양상을 보이며 두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도 뜨겁다. 노 후보 측은 김 후보 모친의 불법건축물, 관료시절 근무지이탈 등을 공격하고 있으며 김 후보 측은 노 후보 캠프 관계자의 선거운동원 폭행 의혹을 제기하며 맞서고 있다. 

지역특성을 고려한 듯 국민의힘 측에서는 21일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23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서구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며 표심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민주당이 강원도를 대표하는 원주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원주시는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원주시는 더불어민주당 원주시 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원창묵 후보가 2010년부터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다. 또 원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송기헌, 이광재 등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으며 원주시 시의회 의원 21명 가운데 14명이 민주당 소속일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50.65%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45.02%)를 앞서며 민심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현재 구자열 민주당 후보와 원강수 국민의힘 후보가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지역 정계에서 활동하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의회 의원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했다. 

25일 강원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나란히 37.4%를 기록하며 막판까지 승부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KBS 여론조사에서도 구 후보 37.38%, 원 후보 37.41%로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0.03%포인트에 불과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시장 선거도 관심을 끈다. 양산은 선거 때마다 부산 강서·경남 김해와 함께 ‘낙동강벨트’로 분류되며 여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지역이다.

현 시장인 김일권 민주당 후보와 나동연 국민의힘 후보는 양산시장을 놓고 붙는 것만 벌써 4번째다. 두 사람은 2010·2014·2018년 지방선거에서 계속 대결했다.

2018년에는 김 후보가 승리를 거뒀지만 2010년과 2014년에는 나 후보가 김 후보를 이겼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당 후보인 나 후보가 강조한 ‘더 큰 양산 미래를 위한 세심한 균형 발전’이 지역주민들 표심을 끌어들인다는 분석이다.

국제뉴스가 24일 발표한 양산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김 후보 32.5%, 나 후보가 53.6%로 집계됐다. 

하지만 양산은 도시 평균 나이가 젊고 30·40대 유권자가 60·70대보다 훨씬 많다. 김 후보 측은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주기를 내심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