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2-03-22 17:58:07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가 미니스톱 인수로 코리아세븐을 얼마나 키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수전은 순탄하게 마무리되고 있지만 앞으로 미니스톱 가맹점을 얼마나 끌어모으냐에 인수합병의 성패는 물론 코리아세븐의 운명까지 걸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코리아세븐과 한국미니스톱의 인수합병을 승인하면서 코리아세븐이 편의점 프랜차이즈시장에서 '3강 구도'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다만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 인수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기존 미니스톱 가맹점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점포수를 사업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롯데그룹은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본입찰 전까지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는 등 치밀한 물밑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최종 인수를 위해 경쟁자보다 1천억 원 정도 더 높은 가격도 제시했다.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드시 외형을 더 키워 편의점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날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함에 따라 롯데그룹이 5영업일 이내에 인수대금을 납입하면 비로소 계약이 완전히 마무리된다. 롯데지주는 앞서 1월21일 손자회사인 롯데씨브이에스(코리아세븐의 자회사)를 통해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이 마무리된 이후부터는 기존 미니스톱 가맹점을 세븐일레븐 가맹점으로 교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전체 편의점의 10% 수준인 5천여 개 점포가 재계약을 앞둔 가운데 여기에 포함되는 미니스톱 가맹점이 ‘첫 단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스톱 가맹점주들이 새로 세븐일레븐을 선택하는 비율이 올라가면 코리아세븐으로서는 나머지 미니스톱 간판을 유지하고 있는 점주들과의 협상력도 높아질 수 있다.
최근 코리아세븐은 전략기획팀 주도로 관리자급 직원들을 통해 중요 상권과 점포를 돌면서 매출 개선을 위한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코리아세븐의 형편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531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2020년 73억 원의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매출은 4조2779억 원으로 1년 전인 4조684억 원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적자를 감내하면서 미니스톱 기존 가맹점을 최대한 확보하면 인수합병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앞으로 지출이 계속 이뤄저야한다는 점이다.
가맹점주로서는 가맹점 이익을 가장 많이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미니스톱 가맹점주들과 최대한 재계약을 유지하려면 가맹비로 받는 비율을 낮추게 되고 이는 곧 가맹본부인 코리아세븐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기존 세븐일레븐 가맹점주 가운데 재계약이 다가오는 점주들의 이탈도 막아야 한다.
또 편의점업계 경쟁이 치열해 즉시배송 서비스와 무인점포 개발, 상품 개발 등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 비용도 양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세븐은 아직까지 미니스톱의 인수 이후의 구체적 계획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기업결합 승인은 완료됐지만 인수합병 계약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사인이다”며 “기존 고용 인력과 가맹점 승계 등 세부 내용까지 정해져 계약이 최종 마무리된 이후에 향후 전략 등을 확정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며 2021년 기준 전국에 1만1173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미니스톱의 기존 가맹점주들이 전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미니스톱 점포와 단순합산하면 1만3776개 점포로 2위인 GS25와의 격차를 1700개 안팎으로 좁히게 된다.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