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공항면세점의 정상화를 보기까지는 예상보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에 따라 공항 정상화도 다시 불투명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인천공항 정상화 오미크론에 다시 안갯속, 김경욱 면세점 입찰시기 고심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30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오미크론이 국내로 유입된다면 지금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의 확산이 확인되자 27일부터 남부 아프리카 8개 나라로부터 입국자를 대상으로 입국금지를 결정하는 등 대응조치를 내놨다.

홍콩에서는 30일 남부 아프리카 8개 나라에 추가로 유럽 지역 등 13개 국가를 입국금지 대상 국가로 지정하는 등 해외에서도 국경 잠그기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입국금지 대응을 이어가면서 국제 여객운송은 당분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사장으로서는 오미크론의 발견 및 확산시점이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에 힘이 붙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등의 추진에 힘입어 인천국제공항의 올해 10월 국제선 이용객 수는 30만90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나 증가했다.

11월에도 2년 만에 싱가포르 등에서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등 제한된 국가 사이에서나마 해외여행 정상화를 향한 높은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었다.

면세점업계에서도 각종 프로모션은 물론 신입사원 채용 재개 등으로 업황 회복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김 사장 역시 면세점 임대료 산정과 관련해 용역연구를 진행하는 등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 정상화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부터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세 차례나 유찰되면서 아직까지 사업자 선정을 하지 못했다.

해외여행 제한으로 면세점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만큼 면세점사업자로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고정 임대료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김 사장으로서도 인천국제공항공사 매출의 상당부분을 임대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 형식을 바뀌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정 수준 면세점업황의 회복을 염두에 두고 고정방식과 매출연동방식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오미크론과 같은 코로나19 변이의 발생으로 일상 정상화가 늦어진다면 임대료 산정방식 결정은 물론 입찰일정을 결정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입찰절차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만큼 면세점 임대료 산정과 관련해 용역결과 등 진행 중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면세점 입찰시점 및 방법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여객수요 변화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우려되는 수준보다는 위험성이 적어 경제 및 일상회복에 줄 타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 사장으로서는 내년에 진행할 면세점 입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그 전에 오미크론에 따른 타격이 해소된다면 기존에 정해둔 일정대로 면세점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을 처음 발견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신고한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28일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증상은 극히 경미하다”며 “새 변이의 분석이 끝난 뒤에는 다른 답변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세계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예’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오미크론을 향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감염병의 변이 발생으로 치명률이 높아진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효과는 낮을 수 있으나 이미 다수의 백신이 존재하고 발빠르게 연구가 진행되는 등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