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위드 코로나 전환의 가시화에도 유흥채널을 향한 마케팅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판촉이나 마케팅을 강화했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면 수익성 부담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유통채널 영업 신중, 김인규 위드 코로나 뒤 변화 타진 먼저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19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이 가능한 방역 체계) 시행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웠던 거래처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주요 상권을 미리 살피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모임 제한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고 확진자가 여전히 1천 명 이상 나오는 만큼 거래처 현장 관리와 방역수칙에 맞는 판촉전략을 논의하는 수준이다”며 “위드 코로나에 맞춘 별도의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통해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방역체계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정부는 전국민 접종 완료율 70%를 꼽았는데 17일 기준 접종완료율은 64.6%로 집계됐다. 접종완료율 70%는 이르면 이번 주말쯤에도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김 사장은 유흥업소 등의 영업 정상화까지는 아직 어렵다고 보고 판촉행사나 이벤트 관련 거래처 의견을 취합하면서 영업전략을 미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혹시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경우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7월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주일 만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확진자 수가 폭증하자 거리두기조치를 다시 강화한 바 있다.

당시 주류업계에서는 성수기를 맞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많은 비용을 이미 썼는데 결과적으로 유흥채널의 판매량을 늘리지도 못한 채 비용부담만 떠안은 셈이 됐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563억 원, 영업이익 1985억 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매출이 1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4.9%로 2배 이상 뛰었다.

테라와 진로 등 대표 주류 제품들이 가정채널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은 결과로 파악된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통상 주류기업의 매출에서 유흥채널이 70%를 차지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최근에는 유흥채널 매출이 30%까지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2019년 4월에 출시한 레트로 제품 ‘진로이즈백’의 판매 호조가 지속됐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이후로 26개월 만에 7억 병이 판매돼 올해까지도 인기가 유지되고 있다.

맥주제품인 테라도 안정적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테라는 굳건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수성하고 있어 업황 회복될 경우(위드 코로나) 긍정적 결과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