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에 편입된 1년 사이 모두 2천억 원의 배당금을 KB금융지주에 안기게 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주주환원 강화와 동남아시장 공략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푸르덴셜생명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KB금융 편입 1년 새 배당 2천억 안겨, 지주에 효자 노릇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9일 푸르덴셜생명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는 1천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기준일은 8월24일이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 배당금은 모두 지주로 돌아간다.

상반기 푸르덴셜생명은 순이익 1428억2770만 원을 거뒀다.

푸르덴셜생명이 70%의 높은 배당성향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자산건전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382.71%다. 배당 뒤에는 368.65%로 줄지만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 수준이다.

앞서 푸르덴셜생명은 2020년 말에도 연말 배당금으로 지주에 1천억 원을 안겼는데 또다시 같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편입 1년 만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올해부터 2922억 원 규모의 첫 중간배당을 결의했던 만큼 이번 푸르덴셜생명의 중간배당 결정으로 재무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7월 KB금융지주는 중간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KB증권으로부터 7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기도 했다.

이에 더해 추가 출자여력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윤 회장은 그동안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대형 인수합병을 통해 KB금융그룹을 키워왔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인수여력을 갖춰놓는 것이 중요하다.

윤 회장은 2021년 초 신년사에서 "동남아장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영역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추가적 M&A 기회도 모색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KB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8.0%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 총액을 지주회사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출자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자회사의 이익을 배당금으로 가져오면 분자는 줄어들고 분모가 늘어나 효과적으로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8월 말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출자총액이 급격히 늘어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이중레버리지비율 129.04%를 보인 바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 상한선인 130%를 아슬아슬하게 지킨 수준이다. 당시 KB금융지주가 KB국민은행으로부터 5985억 원의 중간배당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KB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열사 연말 배당금 등을 통해 9개월 만에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0%포인트 넘게 낮췄다.

윤 회장은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과감하게 나서왔는데 1년 만에 그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2조3400억 원이라는 인수대금을 두고 금융투자업계 일부와 노동조합 등은 각각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다',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다'는 부정적 시선을 보냈지만 윤 회장은 우량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판단했다.

2020년 4월 윤 회장은 인수가 확정된 뒤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최근 심화되는 저금리기조 및 코로나19 여파로 생명보험사 인수를 놓고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런 부분까지 다 감안해 면밀한 실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푸르덴셜생명이 급속도로 악화된 시장환경 속에서도 더 안정적 성장이 가능한 역량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썼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