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피플펀드가 직장인을 넘어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는 마이데이터사업을 통해 중금리대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포석을 두고 있다. 
 
피플펀드 마이데이터 채비, 김대윤 중금리대출 신용평가 강화 포석

▲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1일 피플펀드에 따르면 마이데이터사업 진출로 데이터 확보에 힘을 실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피플펀드는 P2P금융업이 제도권에 편입되며 새롭게 생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다.

올해 6월 렌딧, 8퍼센트와 함께 가장 먼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을 받았다.

피플펀드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는 등 중금리대출에 강점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플펀드는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신용평가모형에서 더 많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서야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시장은 금융이력이 많은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금융이력이 많아 신용등급을 평가하기 쉽고 상환능력도 높아 리스크도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신용평가모형도 고신용자를 변별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체 신용평가모형 구축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힘을 싣고 금융이력 외에도 상환능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이터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중금리대출시장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개인신용대출시장은 약 150조 원 규모로 이 가운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제2금융권시장 규모는 80조 원에 이른다.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계층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통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다양한 금융소외계층에 적용할 수 있게 고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금융기관이 개인의 동의하에 데이터를 제공받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사업이다. 피플펀드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게 되면 신용평가모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늘어나는 셈이다. 

피플펀드는 신용평가모형에 신용평가사 데이터와 자체 대출이력 데이터 등을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개인사업자 매출데이터, 쇼핑데이터, 통신요금데이터 등 금융이력 데이터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주부, 학생, 소상공인 등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받은 '씬파일러(금융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고객)'를 대상으로도 중금리대출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이미 금융권에서 비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씬파일러들을 포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들의 매출, 고객후기 등을 반영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등 금융사에 대출을 연결해주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도 가맹점 매출 등을 활용해 일종의 대출서비스인 선정산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김 대표도 앞으로 피플펀드의 중금리대출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피플펀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신용정보원이 실시한 '맞춤형 데이터베이스 제공' 시범서비스에 참여해 자체 신용평가모형에 대안데이터를 적용해 중신용자 변별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피플펀드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피플펀드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은 동일한 부도율을 보이면서도 일반 신용평가모형보다 중신용자 대출 승인률을 169%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2금융권 대출을 받으면 부정적 영향을 받는 신용등급 하락폭도 68% 개선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에 따라 중금리대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확인한 셈이다.

피플펀드는 7월30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가운데 가장 빠르게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의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피플펀드는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을 통해 △마이데이터 기반의 포용적 대출상품 제안 △개인의 위험관리 및 건전한 금융활동 지원 △개인의 금융정보 비교분석정보 제공 △소비자 중심 마이데이터 생태계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금융사들과 제휴를 통해 중저신용층 고객들에게 특화된 중금리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연체관리와 개인자산 건전성 평가, 금융사기 피해방지 등 중신용층 소비자들의 개인 금융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시스템도 선보이기로 했다. 

고객의 흩어진 금융정보를 종합하고 다양한 시각적 분석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는 “마이데이터사업은 기존의 금융사 관점에서 행해지던 신용정보산업을 소비자 관점으로 전환시켜 줄 중요한 기회”라며 “피플펀드는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획득해 그동안 소외돼 온 중저신용층 금융소비자를 위한 초개인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