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공모주 청약 증거금 최고기록을 갈아치울까?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2일과 3일 진행되는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청약에 수십 조 원 규모의 증거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중복청약' 마지막 기회, 증거금 최고기록 갈아치울까 시선

▲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크래프톤 공모청약은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기회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여러 곳의 증권사에 청약을 넣어도 한 건의 청약만 인정된다. 

하지만 중복청약이 허용될 때는 각 증권사마다 1건의 청약이 인정되기 때문에 청약 증권사별로 각각 균등배정 물량을 받을 수 있다.

균등배정되는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여러 증권사에 청약을 접수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수십 조 원 규모의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6월20일을 기준으로 그 이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에는 중복청약을 제한하기로 했는데 크래프톤은 6월16일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중복청약 마지막 주자가 됐다.

반면 6월28일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카카오뱅크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중복청약이 금지됐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카카오뱅크는 26일과 27일 공모주 일반청약을 진행했고 모두 58조3020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상반기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거금을 넘어서진 못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는 80조9천억 원, SK바이오사이언스에는 63조6천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각각 역대 청약 증거금 규모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규모만 2조5천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공모주로 지난해부터 ‘스타 공모주’로 꼽혔는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달리 중복청약이 금지된 탓에 카카오뱅크가 증거금 최고기록을 새로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반면 크래프톤은 중복청약 마지막 주자인 만큼 여러 증권사에서 균등배정 물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균등배정 물량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 증거금 최고기록을 새로 쓸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만 놓고 보면 크래프톤은 카카오뱅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스타 공모주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의 경쟁률은 243.15대 1에 그쳤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경쟁률은 1732.83대 1로 나타났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1883대 1, SK바이오사이언스는 1275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모두 1천 단위의 경쟁률을 보인 데 비하면 실망스러운 경쟁률이라고 할 수 있다.

크래프톤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게 나온 것은 앞선 주자들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높았던 공모가 희망범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3천 원~3만9천 원이었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7만8천 원~10만5천 원이었다. 반면 크래프톤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40만 원~49만8천 원에 이른다. 

게다가 수요예측에 접수된 주문 가운데 80%가 넘는 물량이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 접수됐다. 저조한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크래프톤이 희망범위 최상단인 49만8천 원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을 수 있었던 이유로 보인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49만8천 원으로 결정된 데 따라 크래프톤의 공모규모는 4조3천억 원에 이른다. 국내 기업공개 역사상 2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

역대 최대 공모규모는 2010년 삼성생명이 공모를 통해 조달한 4조8천억 원이다. 

크래프톤은 삼성생명에 이어 공모규모 2위에 오르게 된다. 

크래프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일은 8월10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