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공모주 청약이 일주일 간격으로 진행되는 데 따라 수십조 원 규모의 뭉칫돈이 증권사 계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청약에 몰린 58조 원의 증거금이 그대로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에 몰린 57조가 크래프톤으로 가나, 증권사 깜짝수익 예상

▲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설치된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청약에 몰린 증거금은 7월29일에 환불되는데 바로 2거래일 뒤인 8월2일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이 진행된다. 

카카오뱅크 공모주를 받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넣은 투자자들이 뒤이어 진행되는 크래프톤 청약으로 그대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청약업무를 수행한 증권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이다.

증권사별 증거금 규모를 살펴보면 KB증권 28조8573억 원, 한국투자증권 24조1814억 원, 하나금융투자 3조787억 원, 현대차증권 2조1846억 원 등이다. 

모두 58조3020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카카오뱅크가 일반청약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6381억3750만 원인데 무려 57조6천억 원가량의 금액이 추가로 들어온 것이다.

미청약 증거금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크래프톤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로 옮겨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57조 원을 웃도는 증거금이 환불된 뒤에도 은행 등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증권계좌의 예탁금으로 머물게 되면 증권사는 깜짝수익을 올릴 수 있다.

증권사는 고객이 계좌에 넣은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예치하는데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가 예치한 고객 예탁금에 대해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연 0.5%) 만큼의 이자를 지급한다.

카카오뱅크 청약에 몰린 증거금 가운데 청약에 실패한 57조6천억 원 규모의 금액이 증권사 계좌에 예치금으로 남게 되면 하루에 발생하는 이자수익은 약 8억 원에 이른다.

크래프톤 청약을 위한 단기성 대기자금이더라도 7월29일부터 크래프톤 청약이 시작되는 8월2일까지 짧은 기간에 수십억 원의 깜짝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청약 업무를 수행하는 증권사는 공모주 청약에 몰린 증거금도 ‘청약증거금예수금’이라는 명목으로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는데 이 증거금에도 연 0.1%의 이자가 발생한다.

청약 증거금이 예치되는 기간은 이틀에서 사흘 정도로 짧지만 수십조 규모의 뭉칫돈이 증거금으로 들어오면 이에 따른 이자수익도 수억 원에 이른다.

상반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에는 각각 80조9천억 원, 63조6천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는데 이에 따른 이자수익은 4억 원, 3억 원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크래프톤 외에도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조 단위 공모규모의 대어급 기업공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 공모주 청약에도 수십조 원 규모의 증거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따라 청약 증권사들이 올리게 될 이자수익을 모두 더하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긴 청약증거금 등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면서 이자수익을 얻기는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 또한 발생하는 데다 증권사 전체 수익에 비하면 큰 규모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